“장애인 비장애인 차별없는 세상을” [카톨릭신문]

민간재활병원 건립운동 펼치는 김용해 신부

재활치료 필요한 장애인 140만명 넘어
동료신부 설득해 생활비 일부 기부도

“배려요? 장애인들에게 배려란 단어는 생소한 단어입니다. 사회가 언제 장애인들을 배려했습니까. 더 이상 방관할 순 없습니다.”

민간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서강대 김용해 신부(푸르메재단 공동대표)는 ‘장애인’이란 단어가 나오자마자 눈빛을 번뜩였다.

“온전한 삶을 살다 갑자기 장애를 입게 되는 중도장애인이 전체 장애인의 90%입니다. 가난과 장애의 이중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들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유난히 온화한 미소를 소유하고 있는 김신부가 이처럼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열변을 토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장애인의 대한 사회적 인식과 차별이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그저 정서에 그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기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장애인 수가 1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고작 그들을 위한 병원은 전국에 단 3곳 뿐입니다.”

이러한 복지 정책 아래서 해마다 30만명이 넘는 후천적 장애인들이 발생하는 현실에 김신부는 아쉬움을 넘어서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지난 11일 서강대 예수회 신부들을 설득해 생활비의 일부를 푸르메재단에 기부토록 했다.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이러한 작은 정성 하나가 장애인들의 꿈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신부에게 드는 의문 한가지. 아무리 장애인에 대한 국가 정책이 미흡하다 해도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을텐데 어떤 이유로 장애인 복지를 위해 발을 깊숙이 담갔을까.

이는 김신부가 독일 유학 중 만난 현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백경학(미카엘.43)씨 부부와의 인연 때문이다. 절친하게 지내던 백씨부부는 영국 여행을 떠났다 부인 황혜경씨가 한쪽 다리를 잃는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했다.

“무척 여유로운 삶을 살던 백씨 부부가 절망적인 상황에도 주님께 의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않는 모습, 바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사고 6년뒤 귀국한 후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 결국 이들 부부는 2004년 8월, 장애인들을 위한 민간재활병원 건립을 목표로 푸르메재단 창립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이때 이 소식을 들은 김신부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이다.

“우선 비현실적인 장애인 복지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켜야 한다”는 김신부. 푸르메재단은 그동안 장애인 사진전시회와 콘서트를 열었으며 현재 저소득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신부는 “장애인 복지 정책은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어선 안된다”며 “그들을 위한 현실적인 사회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정상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영유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문의 02-720-7002, www.purme.org

유재우 기자 jwyoo@catholictimes.org

 

카톨릭신문 200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