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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억만장자들의 기부 이유

백경학 상임이사의 미국 연수기 5편 <캘리포니아 중부내륙지역재단>

 

 

중부재단의 지역행사 모습
중부재단의 지역행사 모습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기부하겠다는 전화가 가끔 걸려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입이 생겨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거지요. 이렇게 이루어진 기금이 벌써 249개나 됩니다. ”

문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농장주거나 지역 사업가들이다. 농사나 사업이 잘 돼 예상치 못한 돈이 생겼다면 당연히 가족이나 직원에게 쓸 텐데 왜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것일까.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 사람들이 훨씬 선량하고 박애주의 정신에 충만해서일까. 해답은 미국의 세제 혜택과 기부문화. 고액기부일수록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안중근 의사도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칠지언정, 세금 내기는 싫어했다는 말이 있다. 미국 사람들도 세금 대신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세제 혜택도 받으니 기부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부제도는 기부액이 많을수록 세제 혜택을 주는 소득공제 방식. 우리와 비교하면 두 배의 혜택이다. 우리나라가 소득금액의 25% 한도 내에서 기부금 전액을 소득공제해 주는 반면 미국은 두 배인 50% 한도 내에서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빈곤층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기관에 기부할 경우 기부액의 최고 75%까지 공제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세금 1억원을 내야 할 사람이 3000만원을 기부할 경우 프랑스에서는 최고 1980만원까지 세금공제를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450만원에 불과하다. 우리와 비교해 월등히 높으니 기부를 한다.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기부하면 비영리기관이 정부를 대신해 좋은 일을 한다고 믿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부가 늘어나면 세제 혜택이 늘어나니 거둬들일 세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기부가 최고의 세금이라고 인식하고 우리는 세금이 최고의 기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자와 대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낼까 고민하지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세금을 더 내자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레즈노 중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중부내륙지역재단(이하 중부재단)의 클라우디아 루이즈 알바레즈(Claudia Ruiz Alvarez) 모금 국장은 “기부가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있지만 장애인과 여성, 어린이들을 위해 정말 유용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00명의 식사
100명의 식사

기부자들이 기부하면 재단은 기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부자에게 제안한다.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일반 시민들도 동참하면서 기금이 더욱 늘어난다.

예를 들면 한 독지가가 어린이재활치료에 관심이 있어 기금을 기탁하면 재단은 가장 먼저 회계사를 통해 세금감면 혜택을 자문한 뒤 치료가 절박한 어린이를 찾을 때까지 수익을 내기 위해 새로운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지역사회로부터 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중부재단은 최근 2명의 모금전문가(펀드레이저)를 채용했다. 이들은 모금액 중 1~10%까지 성과급으로 받는다.

알바레즈 씨는 “우리 재단은 249개 기금을 포함해 모두 9800만달러(약 1176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투자해 지난해 수익률 7%, 63만달러(약 7억5600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자랑한다.

중부재단의 기부안내서에는 현금뿐 아니라 증권, 채권, 생명보험, 농산물, 유산기부 등 다양한 기부상품과 회계자문 및 법률상담 내용이 들어있다. 부자들에게는 살아생전 유산을 어떻게 정리할지, 은퇴에 대비해 현재의 재산을 어떻게 투자할지 컨설팅해주기도 한다.

재단 사업 중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100명의 친구들> 프로그램. 시민들을 식당으로 초대해 재단 사업을 설명하고 2500달러(약 300만원)의 기부약정을 받는 것. 한 사람이 지인 두 사람을 데려오는 점조직 방식으로 불과 2년 사이에 회원이 125명으로 늘었다. 재단 대표(CEO)와 18명의 이사진이 눈썹을 휘날리며 뛰어다닌 결과다.

에쉬리 대표(왼쪽)
에쉬리 대표(왼쪽)

모금의 중심에는 언제나 애쉬리 스웨어렌진(Ashley Swearengin) 대표가 있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프레즈노시 시장을 역임한 애쉬리는 지난 11월 재단 대표로 영입되면서 프레즈노 시장으로서의 경험과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기업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JP모건과 뱅크오프아메리가, 팜주스 등 프레즈노에 지사를 둔 기업들도 매년 2만5000달러(약3,000만원)를 기부한다.

중부재단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프레즈노 드라이브> 프로그램. 10억달러를 조성해 프레즈노의 청사진을 마련하자는 것.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다양한 인사들이 모여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현재 어린이 질병과 농약 사용으로 인한 뇌성마비 발생문제, 지역인재를 키우기 위한 장학제도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 중이라고 한다.

2018년 중부재단 현황

                                                                                                                                                         (단위 : 달러)

기금 249개
신설기금 24개
장학금 61.3만
프로그램 기금 1107만
재산(기금) 9800만 (약 1176억원)
캠페인을 설명하는 알바레즈 국장
캠페인을 설명하는 알바레즈 국장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도 미래의 과제 중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아쉽게도 “아니”란다.

올해 초 이 재단이 벌인 <Stopgethelp>라는 캠페인은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사회복지사가 죽으면서 장례식 조의금으로 모은 4만달러(약 4800만원)를 어린이보호 캠페인 텔레비전 광고를 했다고 한다.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면 아직 적응을 못한 초보 부모들이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아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30초 동안 스스로를 먼저 진정시킨 뒤 아이를 달래라는 내용이었다. 광고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면서 동참하는 기금들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

애쉬리 대표가 시장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는 알바레즈 국장에게 “재단으로 옮겨온 뒤 가장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시청을 찾는 사람들은 자기가 낸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일자리를 주고 있다고 생각해 모두 화난 표정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미소를 띈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말한다.

그는 “금액은 다를 수 있지만 어떤 기부도 작은 기부는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운영현황

                                                                                                                                                         (단위 : 달러)

세입 세출
운용수익 62.9만 직원/모금가 급여 139.2만
기부금 39.2만 법률/회계 자문료 4.4만
기타 수익 62.2만 사무비 29.1만
인쇄 잡지 발간 11.2만
기타 24.4만
총계 261만 (약 31.3억원) 총계  208.6만 (약 25억원)


<중부내륙지역재단(Central Valley Community Foundation)>

주소: 6260 North Palm Anenue, Suite 122
Fresno, Cal 93704-2216
전화: (1)-559-226-5600
이메일: info@centralvalleycf.org
홈페이지: www.centralvalleycf.org

*글·사진=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