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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울시, 日 고베 행복촌 배우자

장애인·노인 재활치료·직업교육
복지·레저 시설 하나의 타운형성

 

서울시내 한 시립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A씨는 얼마 전 관광차 일본 고베의 ‘행복촌’을 다녀온 뒤 부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국내 장애인들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가족 온천여행이나 캠프 등이 한 곳에서 모두 가능했기 때문이다. A씨는 “행복촌에서는 재활치료뿐만 아니라 장애인·노인에 대한 직업교육까지 제공해 주고, 복지와 레저시설이 하나의 타운으로 형성돼 가족들도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고베시 행복촌의 외부전경. 푸르메재단 제공

우리나라에서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장애인·노인복지시설의 개선 방안으로 일본 고베의 ‘행복촌(幸福村)’이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김선자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세계도시 동향’에서 서울형 복지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한 대표적 벤치마킹 사례로 고베의 ‘행복촌’을 제안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에 장애인복지관 35곳과 장애인 이용시설 34곳, 노인종합복지관 26곳 등이 설치돼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 등이 여전히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데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장애인 및 노인이 가족들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만한 공간은 전무한 실정이다.

일본 고베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연대의식을 갖고 생활할 수 있는 노르웨이의 복지센터를 모델로 삼아 1989년 205만㎡의 부지에 총 3500억원을 투입해 행복촌을 건립했다. 이곳에는 장애인 재활병원과 노인 요양시설, 직업재활학교, 가족호텔, 온천, 공원 등 복지시설과 휴양시설이 함께 조성돼 있어 장애인과 노인뿐 아니라 일반시민도 즐겨 찾고 있다.

의료복지시설은 재활병원과 치매병원, 장애인 통원시설 등 10여개에 달하며, 재택 장애인의 취미생활을 위한 시설과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한 재활시설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또 골프장과 승마장, 온천, 캠프시설 등 24개의 레저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간 200만명이 이용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고베시가 연간 21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의 80%를 지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시설 이용료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 장애인과 동반가족에게는 이용요금의 50%를 할인해 준다. 노인들은 복지시설을 이용할 경우 대부분 무료다.

김 위원은 “행복촌에는 복지시설과 레저시설이 융합돼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고령자와 비고령자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나 소니 등 일본의 대표 기업들은 이곳에서 매년 직원연수를 겸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재활전문병원 건립을 위한 푸르메재단의 임상준 팀장은 “고베의 행복촌은 장애인 및 노인과 그 가족들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부응하는 수준 높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복지시설과 레저시설을 통합하는 복합공간이 조성되면 서울의 복지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