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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최중석「힘든 이들에게 책으로 용기 주고 싶었죠」

푸르메재단에 장애인 책 출판비 3000만원 기부

김지원기자 eddie@hk.co.kr


최중석씨는“장애인과 그 가족은 물론, 모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반신 마비를 딛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의사가 된 이승복 박사,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 열 손가락을 잃고도 계속해서 산에 오르는 산악인 김홍빈씨…. 장애를 극복하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24명의 삶 이야기를 담은 책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부키 발행)가 최근 출간됐다.

신체적 장애가 결코 인생의 장애는 아님을 말하는 이 책은 장애인 재활 전문 의료기관 설립을 추진하는 복지재단인 푸르메재단이 만든 ‘푸르메 책꽂이’의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한 개인의 기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증권포털 ‘팍스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식 전문가 최중석(47)씨는 지난해 푸르메재단에 3,000만원을 기부해 출판 기금을 마련한 데 이어 매달 200만원씩을 보태고 있다.

출판 수익금은 전액 다음 책 출판기금으로 쓰인다. 푸르메재단은 이 책에 이어 장애인 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담은 지침서를 두 번째로 낼 예정이다. 정태영 기획팀장은 “장애인을 위한 책은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출판이 어렵다”며 “최중석씨의 기부가 있었기에 이렇게 지속적인 시리즈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나 역시 끝없는 절망에 빠져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대 초반 행정고시를 준비할 때 우연히 남의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1억5,000만원을 날린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자살까지 생각했었죠. 그런데 과거의 저같은 경제적 장애인은 노력을 하면 복구가 가능하지만 신체적 장애인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분들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책을 통해서 절망을 극복했거든요.”

최씨는 최근 주위의 주식 투자자들에게 푸르메재단을 알리고 기부를 권유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는 쉽게 돈을 쓰는 사람들이 남을 위한 일에는 인색하더군요. 그런데 기부라는 게 결국 자신을 위한 투자예요. 사회가 아름답고 건강해지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오잖아요. 어찌 보면 기부가 가장 리스크가 낮은 투자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