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뇌병변 장애 아들과 아빠 “달리면 희망이 생깁니다”

영화 ‘말아톤’ 실제 주인공, 배형진 씨도 10km 참가

■ 경주국제마라톤 10km출전 박지훈-은총 부자

박지훈 씨와 아들 은총 군은 17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에서 10km를 달리며 희망을 찾는다.
사진 제공 푸르메재단

희망이란 두 글자를 향해 달린다. 뇌의 미세혈관 구조가 망가지는 스터지-베버 증후군(뇌 3차신경 혈관종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아빠. 아들은 휠체어를 타고 아빠는 뒤에서 밀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이스를 펼친다.

17일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대회(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마스터스 10km에 출전하는 박지훈 씨(36)와 은총 군(7). 박 씨는 신경피부 증후군으로 오른쪽 뇌가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는 은총 군을 살리기 위해 달린다. 민간 재활병원 건립과 대안적 의료복지를 추진하고 있는 푸르메재단(대표 강지원 변호사)이 마련한 모금 캠페인 ‘푸르메 희망천사가 달립니다’에 참여한다.

은총 군은 생후 100일부터 병을 앓기 시작해 지금까지 뇌수술 3번을 포함해 일곱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2005년엔 오른쪽 뇌에서 왼쪽 뇌로 전이할 수 있어 양쪽 뇌를 연결하는 실핏줄을 잘라 주는 수술을 받았다. 죽음을 넘나드는 수술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오른쪽 뇌가 수축되고 몸 좌측에 마비가 왔다. 은총 군은 뇌병변 장애 1급. 박 씨 부자는 마라톤을 통해 새 삶을 찾은 미국의 ‘호이트 부자’를 보고 2007년부터 달리게 됐다. 딕 호이트 씨(69)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 릭 씨(47)가 어렸을 때 휠체어에 태우고 자선 마라톤에 참여했는데 아들이 너무 좋아했다. 호이트 씨는 이후 아들과 함께 계속 달렸고 릭 씨는 마침내 장애를 극복했다. 릭 씨는 마라톤으로 장애를 극복해 대학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박 씨는 “저도 스포츠를 통해 은총이가 많을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또 릭 씨 같은 변화가 오기를 바라며 달립니다”라고 말했다.

박 씨 부자는 그동안 짧은 거리를 달리다 올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했다. 몸에 보트를 묶어 수영을 하며 철인3종을 완주하는 호이트 부자를 따라 철인3종에도 도전한다. 이들은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철인3종 대회에 참가한 뒤 경주로 향한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 씨(27)도 10km에 함께 출전한다.

푸르메재단은 동아마라톤 홈페이지(marathon.donga.com) 경주국제마라톤 코너에서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16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 5km 건강달리기를 신청할 때 후원할 수 있다. 대회 당일 푸르메재단 부스에서도 모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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