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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장애인 치과 치료·봉사, 공공사업으로 결실

장애인 치과 치료·봉사, 공공사업으로 ‘결실’

부산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설 이끈 정태성 교수 만나보니

2011-04-18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해마다 이 즈음이 되면 우리 주변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곱씹어보게 된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조금씩 나긋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아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설사업에 부산대병원이 전국 세번째로 낙점돼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부산 서구 아미동에 센터가 문을 열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거동 불편·양치질 힘든 장애인
일반 치과선 진료 거부 일쑤

내년 초 서구 아미동 전담센터 오픈

공공의료 첫발… 시설 확대돼야

거동이 불편하고, 특히 손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들은 대부분 치아상태가 좋지 않다. 더욱이 치과진료는 보험적용이 안 되고 비용이 비싸 형편이 넉넉치 못한 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고통이 없는 이상 엄두를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센터 개설을 주도적으로 이끈 양산부산대병원 치과병원 소아치과 정태성 교수(사진)는
소아구강질환과 장애아동 특수진료가 전공이다.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제자들을 상대로 장애인치과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일상에서도 비싼 치과 진료비가 늘 걱정인 저소득 장애인들을 위한 치료비 후원을 10여년 째 해오고 있다. 장애인 재활전문병원 설립과 관련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푸르메재단을 통해 매달 후원금을 기부해왔던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 2009년부터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 딸과 함께 매년 마라톤에 참가해 저소득 장애 어린이 치과 치료비 모금활동을 벌여 역시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제가 일하는 분야가 치과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치과질환으로 고통 받는 장애인들을 위해 모금을 하게 됐다”며 “마라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모금 의미를 열심히 알려 1m 달릴 때마다 10원씩 모금을 해보자고 독려했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이 나눔의 기쁨에 대해 배우게 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이처럼 장애인 치과진료에 열정을 쏟는 데는 물론 계기가 있었다. 30여년 전 건강하던 그의 숙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된 것. 통원치료를 비롯해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는 숙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장애인과 가족의 현실에 눈 뜨게 됐고, 치과의사로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이 시작됐다고.

그래서 그는 어쩌면 누구보다 오랫동안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개설을 원했던 사람이며, 그만큼 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 교수는 “개인적인 봉사활동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장애인 치과치료가 공공사업의 영역으로 확대돼 더욱 큰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면서 “부산 5만 명을 비롯해 부울경 전역의 중증장애인들이 앞으로 구강진료센터에서 한결 편안하고 부담없는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겨우 장애인치과 또는 장애인의료에 첫발을 내디딘 것 뿐”이라며 “향후 더 많은 치과와 공공시설에서 장애인 복지를 위한 전문적 치료와 요양이 이뤄지는 날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