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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본 것 같아 행복해요”

푸르메에코팜 건립 캠페인

푸르메재단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희망의 일터 ‘푸르메에코팜’을 짓습니다. 친환경 첨단농업으로 딸기‧토마토‧파프리카 등 농산물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일터이자 가공‧판매시설과 문화공간을 결합시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혁신적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의 행복한 일터 ‘푸르메에코팜’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종로장애인복지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자폐성장애인, 지적장애인, 뇌병변장애인의 부모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스마트팜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각자의 경험담과 소망을 나누었습니다.

푸르메에코팜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전해준 장애자녀 부모들. 임영경 님, 권옥미 님, 김수희 님, 이영희 님과 딸(오른쪽부터)
푸르메에코팜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전해준 장애자녀 부모들. 임영경 님, 권옥미 님, 김수희 님, 이영희 님과 딸(오른쪽부터)

우리 아이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쾌적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친환경 농작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형태의 푸르메에코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옥미 님
권옥미 님

권옥미 님 : 10월이면 종로장애인복지관을 다닐 수 없어서 여러 기관에 평가를 받으러 다니고 있어요. 경증 장애인이 많은 시설에서는 받아주지 않아요. 애가 타는데 아이 갈 곳이 없어요. 푸르메에코팜이 생기면, 일반인이 자연농원 구경하듯 와서 물건도 사고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아이들이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를 책임져달라는 게 아니라 갈만한 곳이 생긴다는 점에서 잘 되길 바라요. 이제 시작이지만 그동안 기다려온 일이 이뤄진 것 같아 기쁩니다.

임영경 님 : 영국 발달장애인 공동체마을에 관한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중증 아이는 양파를 옮겨 담고 나르는 일만 하는데도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었죠. 제 아이는 쇼핑백 조립 같은 단순임가공 일을 하고 있어요. 자폐성장애라 감정 조절이 안 되는 행동이 문제가 되어서 생산라인에서 밀려났지만요. 밥을 하려면 쌀이 필요하고 과자를 만들려면 밀가루가 필요하듯 농업이 모든 것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처럼 한 가지만 잘해도 받아줄 수 있는 일터가 생기면 좋겠어요.

김수희 님 : 푸르메에코팜이 생기면 지원자가 많이 몰리게 될 텐데 제 아이는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제약을 받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경증 아이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복지관을 3년, 5년 돌아가면서 다니고 있는데 종료되기 1년 전부터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생각에 불안해져요. 어디로 옮겨야 할지 매번 불안해하기보다 한 곳에 꾸준히 오래 다니면 좋겠어요. 지금으로선 푸르메에코팜이 꿈의 일자리예요.

장애자녀들이 취업 선택의 폭이 좁아 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라 어머님들께서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권옥미 님 : 우리 아이들도 환경을 자꾸 바꾸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물건 던지고 자해하는 행동이 스트레스의 표현이에요. 잘하든 못하든 아침마다 갈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됩니다. 현재로서는 경증 아이들 이외에는 갈 곳이 없거든요. 푸르메재단이 경증과 중증 사이의 장애인들을 위한 일터를 만들어준다면 딸기 따기, 박스 담기, 배달하기 등 분업화해서 일할 수 있어요.

이영희 님 : 일단 취직하면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갈 수 있어요. 하지만 경증 아이들 이외에는 갈 곳이 없습니다. 또 나이 제한이 있어서 35살 이후에는 집에 있을 수밖에 없어요. 종로장애인복지관 채춘호 팀장님이 그런 아이들을 걱정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늘 감사드리고 의지하고 있어요. 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사업성은 있는데 지원을 받을 수 없으니까 아쉬울 뿐이죠.

김수희 님
김수희 님

김수희 님 :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35살이 되면 복지관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더 이상 다닐 수 없어 집에만 있게 됩니다. 집에만 있으면 사회생활이 안 되니 점점 퇴행하게 되지요.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언어 교감은 안 되더라도 자기와 비슷한 친구들과 교류하고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본인 나음대로 사회생활인데 그걸 못하는 거죠.

푸르메에코팜에서 장애자녀들이 일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좋을까요?

권옥미 님 : 우리 아이들도 시간 분배를 할 줄 알아요. 5시에 와야 하면 이미 5분 전에 대기하고 있어요. 단지 말하는 게 어려울 뿐이죠. 작업하다가 어려워하는 걸 도와달라고 말하지 못하는 게 맹점이에요. 1시간 일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면 충분히 일할 수 있어요. 일반 관리자들이 보면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봐주면 더욱 좋겠죠.

이영희 님 : 제 딸은 발달장애가 아니고 희귀병인데 뇌병변장애로 분류돼요. 뇌병변복지관을 가기엔 상태가 좋아서 종로장애인복지관을 다니고 있어요. 몸만 불편할 뿐 발달장애인에게 어려운 말하기와 자기표현은 충분히 가능해요. 장애가 달라도 서로 얼마든지 도움주고 받을 수 있어요.

이영희 님과 딸
이영희 님과 딸

임영경 님 : 자폐성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이 같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적장애인은 그나마 사회성이 있어서 어떤 문제를 발견하면 관리자에게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전달할 수는 있거든요.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장애자녀를 키우면서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옥미 님 : 제가 죽고 나서 남겨질 아이는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커요.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강화도 우리마을에 대기를 넣어놨어요. 20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요. 일자리와 숙소가 비면 연락 주겠다는 약속 하나 받았는데도 정말 고마웠어요. 우리마을에서 발달장애인 노인기관을 만든다는데 이런 기관들이 많이 생기면 우리나라가 좀 더 따뜻하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아침에 눈 뜨면 기분 좋게 일터로 가 4~5시간 일한 다음 오후에 수영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저녁에 밥 먹고 잘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어요.

김수희 님 : 저도 마찬가지로 제일 바라는 거죠. 부모 마음이 다 똑같을 거예요.

해외에서는 농작물을 키우면서 치유가 이뤄지는 케어팜이 장애인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푸르메에코팜에 무엇을 바라시거나 기대하시나요?

김수희 님 : 서울이 생활권이다보니 여기서 벗어나면 힘들 것 같아요. 아이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이사를 할 순 없으니까요. 혼자서 다닐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부모들이 데려다줘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거리가 멀면 오고가는데 부모들이 지치기 쉽고 날마다 하는 것도 힘들어요. 출퇴근이 용이한 그룹홈이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임영경 님 : 우리 아이들이 3~4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그 안에서 운동 등 여가활동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부모들이 출퇴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인 베어베터에서는 일을 마치면 체육센터에서 운동하고 귀가한다고 해요. 급여는 일한 시간만큼 보장해주면 되죠.

임영경 님
임영경 님

권옥미 님 : 모두가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게 아니라 파트타임처럼 분산해서 출근하면 좋겠어요. 아침에 아이들이 일을 마치고 오후에 또 다른 아이들이 이어서 일하면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요. 일을 끝낸 아이들은 자전거, 헬스, 수영 등 여가활동을 하는 거죠. 일과 여가를 병행하면 아이들에게 일터이자 휴식처인 ‘천국’이 될 거예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잖아요? 푸르메에코팜이 꼭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정리,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푸르메에코팜> 건립 캠페인 기획기사 2탄은
사회복지 현장 및 학계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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