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누군가의 인생을 함께 감당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해요

[MODU 63호] 누군가의 인생을 함께 감당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해요

2018-04-06

푸르메재단 배분사업팀 간사 도동균 "누군가의 인생을 함께 감당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해요"

푸르메재단 배분사업팀 간사 도동균

배분사업팀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기업과 함께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맡고 있어요. 기업에서 지원하는 보조 기구나 재활 치료비가 장애인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장애인 가족분들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저희가 대상자를 선별해 보조 기구를 지원하거나 지원금을 전달해요. 이런 지원 사업 외에도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도서 발간, 장애인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사회복지사 과정 중 한 달 동안 복지관에서 실습을 하면서 이 일을 해야겠다는 확신을 얻게 됐어요. 하지만 실습을 했을 때처럼 직접적으로 만나서 도움을 주는 일보다 전국 단위의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을 거라고 판단했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분야가 사회복지학 전공을 좀 더 살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4년 4개월 정도 근무했다고 들었는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작년에 뇌 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중학생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던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여행에 가면 그 아이도 수영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은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예약했죠. 봉사자들이 돌아가면서 물놀이를 도왔는데, 2시간쯤 후에 아이가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만할까?”라고 물었더니 그 때 다시 발장구를 치더라고요. 뇌 병변 1급인 아이와는 의사소통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편견이 깨졌어요. 이 아이들도 표현이 다를 뿐이지 다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런 경험들 때문에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이 일을 계속하게 돼요.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지원 대상자를 직접 만날 때 가장 힘들어요. 장애인 가족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기보다는 제가 근본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보조 기구나 지원금을 주는 것도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단기적인 해결책밖에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대상자를 직접 만나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장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과정과 자격 요건은 어떻게 되나요?

꼭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복지학을 전공한다면 일할 때 도움이 돼요. 대학을 다니면서 이론을 배우고 실습을 진행하면서 사회복지에 대한 직·간접적인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신이 이 일과 맞는지 확인해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필수는 아니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많은 기관에서 요구하고 있어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하면 좋을 만한 활동을 추천해주세요.

당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원봉사 활동을 많이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이 분야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 친구들을 직접 만나보면 배우고 느끼는 게 확실히 다르거든요. 복지기관, 병원 등을 통해 장애인 친구를 한 명이라도 직접 만나는 것을 추 천합니다.

사회복지사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슈가 있을까요?

일상적인 부분에서 장애인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이나, 내가 혹은 나와 가까운 사람이 장애인이라면 어떨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비장애인 학생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장애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거든요. 집 근처에 있는 학교를 다니거나 명절에 고향에 가는 것처럼 비장애인들의 일상적인 일도 장애인들에게는 힘들고 특별한 일이 될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을 이동권이라고 하는데, 비 장애인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할수록 장애인들이 겪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무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푸르메재단 배분사업팀 간사 도동균

장애 분야와 관련해서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사업을 하고 싶어요. 제가 신설 공립고등 학교를 나왔는데, 신설 학교에는 특수학급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희 반에도 장애인 학생들이 있었죠. 그런데 장애인 친구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같은 반이 되니까 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장애인 친구들이 서로 이해하고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인식 개선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전망은 어떤가요?

사회 전체적으로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들고 있어서 복지 관련 직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중요해지고 있는데, 기업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 전체를 직접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사업을 담당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 해요.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은 많지만 사회복지사는 좀 더 직접적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인생에 크고 작은 부분을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본 뒤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글 김현홍 · 진행 이수진

출처 : http://modumagazine.co.kr/archives/7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