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어린시절 받은 도움 아픈 아이들에게 갚으려”

“어린시절 받은 도움 아픈 아이들에게 갚으려”

2015-09-25

보육원 출신 자산관리사 김정호씨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 1억 기부

“가치 있는 일에 힘을 보태게 돼 오히려 제가 보람을 느낍니다.” 김정호(37)씨는 너무 늦지 않게 기부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되레 계면쩍어했다.

김씨는 24일 서울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푸르메재단 백경학(오른쪽) 상임이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주현(왼쪽) 사무총장에게 국내 첫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으로 1억원을 기탁했다. 그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의 더미라클스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의 아너 소사이어티가 제휴한 ‘공동회원 제1호’가 됐다.

김씨는 “어린 시절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이해한다”며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이 사회적으로 매우 뜻있는 일이라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4살 때 부모가 이혼해 할머니와 생활하다 8살에 서울 은평구의 한 보육원(현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 서울꿈나무마을)에 맡겨졌다. 초·중·고교를 마친 뒤 독립한 그는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해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업을 마쳤다. 2007년 자산관리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백만달러 원탁회의’(MDRT)에 가입할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냈다.

김씨는 지난 4~5일 열린 ‘2015 한국 MDRT 데이’ 행사에서 백경학 상임이사의 ‘기부는 성공한 사람들의 중요한 습관’이라는 강연을 듣고 고액기부를 결심했다. 백 이사는 “김씨의 기부는 가난과 장애라는 두 가지 고통을 당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내년 4월 오픈이 목표인 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로 소중하게 쓰겠다”고 밝혔다.

푸르메재단이 짓고 있는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은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50억원가량 재원이 부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정재권 기자 jjk@hani.co.kr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1032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