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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임윤명 원장 “어린이재활치료 값진 첫걸음…전국으로 퍼지길”

 임윤명 원장 “어린이재활치료 값진 첫걸음…전국으로 퍼지길”

`개원 일주일` 맞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프로젝트 7년만에 개원…440억원 중 넥슨 200억 쾌척

2016-05-05


△임윤명 병원장이 지난달 29일 진료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충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개원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푸르메재단(이사장 강지원)이 2010년부터 개원 프로젝트를 시작해 7년 만에 성과를 거둔, 이른바 ‘기적의 병원’이다.

440억원에 달하는 설립 예산은 200억원을 쾌척한 게임회사 넥슨을 비롯해 개인 기부자 1만명과 500개 기업·단체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감사하다는 말 만 번으로도 부족하죠. 많은 분들의 뜻이 모여 만들어진 병원이니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좋은 진료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개원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임윤명 원장(73)을 만난 곳은 병원장실이 아닌 1층 작은 진료실이었다. 공식 개원 전 시범운영 때부터 해온 진료에 쉴 틈이 없는 듯했다. 진료용 침대와 책상 위에는 알록달록한 장난감이 한가득이었다. 그는 “낯선 곳에 온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려면 장난감은 필수”라며 웃었다.

임 원장은 국내에 아직 ‘재활의학’이란 개념 자체가 없던 1970년대부터 경험을 쌓아온 재활의학 1세대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재활의학과 의사로 일했다. 1982년부터 오하이오의과대 교수로 일하다 1999년 귀국해 가천의과대 재활의학과 교수로 지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입니다. 그동안은 재활이 필요한 아이들이 증상에 맞는 병원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녀야 했어요. 그마저도 대기 기간이 몇 개월, 길게는 1년도 돼서 제때 치료받기도 어려웠죠. 이 병원의 개원은 재활의학계의 역사적 사건입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은 연면적 1만8500여 ㎡(5560평)에 지하 3층~지상 7층 91병상 규모다. 재활의학과를 비롯해 정신건강의학과, 치과, 소아청소년과 등을 갖췄다. 13세 이하와 정신연령이 18세 이하인 장애인이 대상이다.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청각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포함한 신체·정신장애 치료를 제공한다. 물리·언어·음악 치료가 가능한 시설과 발달장애 조기집중 치료실도 있다. 그는 “물리적인 통합 효과도 있지만 여러 진료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생기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1968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엔 ‘재활’이라는 말이 아예 없었다. 치료의학과 예방의학 개념만 있었던 시절”이라며 “우리나라 재활의학은 그 시작이나 정착이 서구에 비해 20~30년은 뒤졌지만, 워낙 빨리 따라잡았다. 관련 논문이나 병원 설비는 국제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어린이 재활치료”라며 “성인 재활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 시설도 많이 부족하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나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몇 명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기 재활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치료 과정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아이들이 재활을 통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다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로 봐야죠.”

임 원장은 “아이 치료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와 원룸을 잡고 뒷바라지하는 부모가 많다”며 “이 병원이 마중물이 돼 전국에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이 생겨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병원 설립이나 운영 근거를 법으로 만드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울산엄마, 창원엄마 이렇게 부르기도 해요. 전북 익산에서 일주일에 두 번 씩 올라오는 아이 엄마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물어보니 ‘그래도 예전보다 편해졌다. 하나도 안 힘들다’고 하더군요.”

임 원장의 가장 큰 고민은 병원 경영이다. 병원 특성상 하루에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수가 제한된다.

그는 연간 적자 규모만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울시와 정부 지원, 모금 등이 있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며 “좋은 진료로 계속 환자들이 찾아오게 만들고, 병원 직원들은 말 그대로 ‘뼛골이 빠져라’ 일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적자를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손가락 한 번 더 움직이고, 한 걸음 더 걷는 것만으로도 가족은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뻐하고 행복해 합니다. 마음껏 뛰어놀지는 못해도 그런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재활치료를 받느라 고생하는 어린이들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홍성윤 기자

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no=324392&year=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