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정형신발·인솔 지원사업] 느리지만 바르게 걷기

[SPC 정형신발·인솔 지원사업]




▲ 발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신발 제작업체 ‘워킹온더클라우드’에 방문한 민혁(16세/남/지적1급/가명)이와 미현(17세/여/지적1급/가명)이, 나래(15세/여/지적3급/가명). (왼쪽부터)


민혁이와 미현이, 나래는 친남매는 아니지만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바로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동천의집’이라는 장애인생활시설입니다. 한 살 씩 차이가 나다보니 누나처럼 동생처럼 믿고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씩씩하게 생활하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동천의집에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치료사선생님은 아픈 곳을 꼼꼼히 살피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시설의 열악한 여건 때문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보장구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바르게 걷고 싶어요


아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한 달 전, 정형신발 제작업체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였습니다. 발 상태 측정을 위해 업체에 방문한 아이들은 밝게 웃으며 장난을 쳤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사러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일 뿐이겠지만 세 아이들은 생애 처음 있는 일입니다. 맞춤형 깔창(인솔)을 제작하려면 먼저 정밀하게 발 상태를 측정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몹시 긴장한 얼굴로 발 측정기에 올라섰습니다.




▲ 발 상태를 측정하는 기계에 올라선 민혁이. 발의 모양과 발을 디뎠을 때의 압력 등을 분석해 꼭 맞는 맞춤형 깔창을 제작한다.


엄지발가락 뼈가 바깥으로 치우쳐 있고 발 안쪽 오목한 부분은 거의 무너져 평발이 되어 있었습니다. 몸을 받쳐줘야 할 발 근육에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체중을 고르게 받쳐주기 힘든 유연성 평발로 인해 발과 다리가 불안정해지고 걷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 졌을 것입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세 아이의 발은 장애로 인해 지나치게 긴장되거나 힘이 없는 근육 때문에 바르게 걸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장애로 인해 변형이 심한 미현이의 발. 무지외반증과 유연성 평발로 바른 걸음걸이를 기대하기 힘든 상태였다.


넘어지지 않고, 느리지만 바르게



▲ 맞춤형 깔창을 넣은 새 신발을 신고 매장 안을 걸어보고 있는 민혁이. 발을 딛는 느낌이 낯설게 느껴지는지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놓고 있다.



“좋아요.”

발 상태 측정 후 2주 만에 만난 나래가 처음 건넨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발에 꼭 맞는 깔창을 넣은 새 신발을 신고 즐거워했습니다. 발에서 느껴지는 깔창의 낯선 느낌에 어색한 걸음걸이로 한 걸음 씩 떼면서도 기분 좋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동천의집에서 함께 온 치료사 선생님도 무척 기뻐했습니다. “야외활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자주 넘어져서 무릎에 멍이 가실 날 없던 아이들이에요. 이젠 느리지만 바르게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발에 꼭 맞는 신발을 갖게 된 아이들.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세 아이들의 바른 걸음걸이와 건강한 성장이 기대됩니다.


*글, 사진= 전고은 간사 (나눔사업팀)


 SPC그룹은 글로벌 제과제빵기업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임직원의 행복한 나눔으로 SPC행복한펀드를 조성했습니다. 푸르메재단은 이 기금을 통해 보조기구를 비롯해 재활치료비, 의료비, 구강건강증진비 등을 장애어린이에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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