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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보다 더 즐거운 주말, 미소원정대와 함께!

[푸르메미소원정대 2013년 6차]

 

“아휴, 빨리 좀 앉아. 이분들 다 너 때문에 데이트도 못 가고 여기 계신데!”
한 어머니의 볼멘소리가 주간보호센터를 가득 메웠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미소원정대원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끊길 듯 이어지는 프리스타일 랩 같은 어머니 특유의 잔소리가 그야말로 찰집니다. 게다가 그냥 들어 넘기기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에 머뭅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일

“아파, 아파” 같은 말을 반복하며 진료 의자에 앉으려고도 않는 열아홉살 장정훈 군(가명, 지적장애 1급).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장애인 치과진료 봉사단 <미소원정대>가 진료실로 꾸며둔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가 평소와는 달라 낯선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정훈 군이 치료받기를 무서워하는 모습에 속상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아이고 쟤가 저런다니까요! 저래서 치과에 가지도 못하고, 가면 치료도 못 받고 매번 저래요. 정훈아! 지금 안 하면 나중엔 더 아파! 다른 치과 가면 진료 받지도 못하는데, 이 분들 와주셨을 때 제발 좀 하자. 너 흔들리는 이 지금 치료 못하면 나중엔 빼야 돼.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어머니 말마따나 ‘정훈 군 때문에 데이트도 못간’ 오늘의 미소원정대원들은 이 말을 들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큰맘 먹고 병원에 가도 치료받기가 만만치 않다던 지적장애인 부모님들의 하소연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프지 않다고, 괜찮다고, 몇 번을 설명하고 달래야하는 지루한 싸움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치과가 얼마나 될까요?


▲ 미소원정대에겐 장애인 한 분 한 분이 소중합니다. 찾는 곳이 많아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

지난 11월 24일 일요일, 미소원정대가 일일 진료소를 꾸린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은 유난히 지적, 자폐성 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이 많이 찾았습니다. 의사소통을 하거나 진료에 협조하는 것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 진료 인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진료실 안에 진료 받는 분들보다 미소원정대원이 훨씬 많은 신기한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아프지 않다고 몇 번이고 알려주어도 입을 벌려주지 않고 애를 태우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의사는 손전등을 입 안 대신 손바닥에 비춰주며 “아프지 않죠? 보기만 할꺼예요.”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알려줍니다. 정훈 군도 그랬습니다. “치과에서 쓰는 칫솔로 양치만 같이 해요.”라는 사회복지사의 거짓말에 진료 의자에 앉은 후에야 겨우 스케일링을 받았습니다. 끝난 후에 일어난 정훈 군의 얼굴에는 ‘속았다’는 낭패감이 비쳤지만 어머니의 표정은 누구보다 밝아졌습니다.


▲ 한 분의 장애인을 케어하기 위해 서너명의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

미소원정대원들도 그랬습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치료하던 의사, 진료를 돕던 치위생사, 입 안에 손전등을 비추던 봉사자, 정훈 군의 손을 잡아주던 어머니, 주위에서 응원하던 다른 봉사자들까지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합니다. 한 명씩 진료를 마칠 때 마다 미소는 더욱 커져갑니다.

데이트보다 더 즐거운 주말, 미소원정대와 함께!

장애가 있는 자녀와 함께 오신 한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이제 또 어디에서 치료를 더 받을 수 있냐.”고. “과천에서 제일 가까운 중증장애 아동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용인이나 서울에 있다.”고 대답하는데 차마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곳이 많기에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리는 것조차 조심스럽습니다.


▲ 거동이 어려우신 중증장애인과 함께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지하에 위치한 장애인 보조기구 시설을 갖춘 목욕탕에
들어가고 있는 봉사자들. 그 전후 사진은 개인 인권 문제로 찍지 않았습니다. ^^

의사, 치위생사 등으로 구성된 미소원정대원들도 한 주에 하루 뿐인 휴일에 장애인을 위해 또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미소원정대를 마무리하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의 미소를 되찾아 드리자.”며 한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휴일일 뿐이지만, 찾아오는 장애인들에게는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 오전, 오후로 나뉘어 봉사에 여념이 없던 우리은행 선생님들과 미소원정대가 모여 한컷!

내년에는 더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 함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치과치료가 ‘지금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였으면 좋겠습니다.
6차 미소원정대를 위해 자원봉사를 지원해주신 우리은행 강남1영업본부 박기석 본부장님과 무역센터 금융센터 임직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모든 자원봉사자 분들과 푸르메재단 임직원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 이예경 간사 (홍보사업팀)
*사진= 김해진 간사 (경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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