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지 달려갑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

[푸르메미소원정대 2013년 3차]


 


지난 6월 23일 이른 아침, 미소원정대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이천시장애인복지관에 모였습니다. ‘미소원정대’는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푸르메재단 의료봉사팀입니다. 새벽부터 두 시간 거리를 달려온 미소원정대원 16명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진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천시장애인복지관 1층 로비가 치과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미소원정대원들이 분주히 장애인들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이천시장애인복지관 1층 로비가 치과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미소원정대원들이 분주히 장애인들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기다리고 기다리던 치과 치료


진료 시작은 9시. 준비를 시작한 아침 8시부터 장애인들이 한 두 명씩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던 사람들이 미소원정대를 얼마나 기다렸을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점점 늘자 원정대원들의 손길이 더 바빠졌습니다.


기다리던 장애인들은 평소 어려움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치과를 다 가봐도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2층까지 열 몇 개 되는 계단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몰라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던 원정대원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습니다.


마음까지 치료하는 미소원정대


이동형 진료 의자와 치료 기구까지 준비되고 나니 치과 병원을 옮겨온 것 같았습니다. 어느새 기다리는 줄도 길어졌습니다. 한 사람씩 치료 전 진료를 받고 진료 의자에 누웠습니다. “치과는 돈먹는 기계”라고 투덜거리던 한 분은 진료를 기다리는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이동의 불편함과 경제적인 이유로 그동안 치료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치과치료는 크게 아프지 않으면 미루게 되지만 다른 질병과는 달리 저절로 나아지는 법이 없습니다. 더구나 악화될수록 비용은 커지기 때문에 진료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도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손전등으로 비춰가며 진료하는 모습. 의료진은 힘들더라도 진료받는 장애인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배려했다.
손전등으로 비춰가며 진료하는 모습. 의료진은 힘들더라도 진료받는 장애인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배려했다.

진료받는 사람들의 부담감을 알기 때문에 치아상태 확인은 더 꼼꼼해졌습니다. 스케일링과 치료도 쉽지 않았습니다. 장애로 인해 몸에 경직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네다섯 명의 원정대원이 필요했습니다. 치료를 너무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치료할지 단계마다 설명하고,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오랜만에 겨우 받게된 치료일텐데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 편마비로 인해 칫솔질이 힘들었지만 한 번도 전동칫솔을 써본 적 없다는 장애인에게 칫솔질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 편마비로 인해 칫솔질이 힘들었지만 한 번도 전동칫솔을 써본 적 없다는 장애인에게 칫솔질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상태가 좋지 않아 계속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치아 상태를 상세히 설명하고 가치료를 한 후에 치과에 꼭 가보라고 권유했습니다. 미소원정대가 한 기관에 계속 갈 수 없기 때문에 인근 치과와 연계 치료는 필수입니다. 장애인들이 치과에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진료 후에는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알려주고 충치 예방을 위해 치아에 불소도 발랐습니다. 편마비가 있어 평소 칫솔질이 힘들었던 장애인 두 명에게는 전동칫솔을 선물하고 사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몇 년만에 치과 치료를 받았다는 한 사람은 “치료만 받은게 아니고 마음의 위로도 받은 것 같다.”며 원정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휴일을 반납하고 장애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 모인 미소원정대와 이천시장애인복지관장 선재스님, 사회복지사들.
휴일을 반납하고 장애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 모인 미소원정대와 이천시장애인복지관장 선재스님, 사회복지사들.

미소원정대는 앞으로 어디든 가겠습니다


진료를 시작한지 여섯 시간 만에 30여 명의 진료가 모두 끝났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원정대원들에게 큰 보람이 됐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뿐인 휴일을 반납하고 새벽부터 서두른 피곤도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푸르메재단 미소원정대는 앞으로도 치료받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미소원정대에 함께 해주신 고범진, 정희경, 김경선, 곽은미, 이민종, 최소연, 류지수, 박미리, 배민화, 이지연, 조혜진, 최한규 선생님과 송재용 본부장님, 그리고 특별 간식을 준비해주신 고재춘 실장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4차 미소원정대에서 더 밝은 미소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미소원정대는 신한은행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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