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꼭 맞는 휠체어가 생겼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24년간 살아온 성준(가명, 지체장애) 씨는 올해 초에 늦깎이 고등학생이 됐습니다. 재택수업으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열심히 공부해 얻어낸 성과였습니다. 그런데 즐거운 마음도 잠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허리통증으로 입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생활시설에 비치된 공용 보조기구가 성준 씨의 체형에 맞지 않아 척추가 변형되었기 때문입니다.


지체장애로 인해 스스로 앉아있을 수도 없는 성준씨에게 자세유지 보조기구는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성준 씨와 같은 지체장애인이 자세유지 보조기구를 구입하려고 해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적은 정부지원금으로는 250만 원이 넘는 구입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꼭 맞는 보조기구 없이 생활하는 동안 성준 씨의 척추는 이미 휘어질 대로 휘어져 폐까지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3월, 성준 씨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SPC와 함께하는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었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자신만의 휠체어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모든 생활을 생활실 안에서 해결해야했던 그에게 맞춤형 휠체어는 큰 기쁨입니다.


<이너휠체어 제작 과정> 가정방문을 통한 개인별 신체사이즈 측정 후 2차례의 맞춤과 제형과정을 통해 나만의 이너휠체어가 완성된다. 가슴, 어깨끈 등이 추가되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너휠체어 제작 과정> 가정방문을 통한 개인별 신체사이즈 측정 후 2차례의 맞춤과 제형과정을 통해 나만의 이너휠체어가 완성된다. 가슴, 어깨끈 등이 추가되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있었던 보조기구 전달식 날, 성준 씨가 생활시설 선생님과 함께 재단을 방문했습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휠체어에 탄 성준 씨의 밝은 미소는 사라질 줄을 몰랐습니다.

“휠체어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들으면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싫으면 왼쪽으로!”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환한 웃음으로 즐거움을 표시하는 성준 씨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성준 씨와 ‘눈동자 움직임 대화법(?)’으로 대화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보조기구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성준 씨와 담당 선생님. 드디어 완성된 나를 위한, 나의 보조기구에 앉아 신이 난 성준 씨의 모습. ‘나도 이제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이 생겼답니다!’
보조기구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성준 씨와 담당 선생님. 드디어 완성된 나를 위한, 나의 보조기구에 앉아 신이 난 성준 씨의 모습. ‘나도 이제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이 생겼답니다!’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사업은 단지 기구 하나를 지원하는 것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좁은 방안에서 지내던 장애아동이 맞춤형 휠체어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몸에 맞지 않아 생명을 위협하던 공용 의자에서 벗어나 내 몸에 꼭 맞는 의자에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보조기구를 제때 사줄 수 없어 마음이 아프던 어머니의 얼굴도, 꼭 맞는 보조기구를 선물 받은 아이의 얼굴도 활짝 펴졌습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사업. 하반기에는 어떤 인연들을 만나 또다른 행복을 선물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감사의 편지>


안녕하세요.

사회에서 소외되어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는 SPC그룹 관계자분들과 여러가지로 협력해주시는 푸르메재단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 기관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거주요양시설인 <비젼하우스>라고 합니다. 장애인거주시설은 가정에서 생활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개별적 보호를 필요로 하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갈 곳이 없어진 경우에 숙식 및 기타 사회적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 중에는 하지마비 또는 뇌성마비 등의 장애로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임의 부자유로 인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단절되어 버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구’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활동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그로 인해 독립적 생활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됩니다. 보조기구를 지원받은 장애인에게 이동할 권리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 같아 기쁩니다.


아직 전국의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많은 중증장애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보조기구를 사용하지 못해서 척추측만, 고관절 탈골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장애인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성장할 수 있는 행복한 날들이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비젼하우스 생활재활교사 양공희 드림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사업은 ‘SPC 행복한펀드기금’으로 지원되며 하반기에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글=박세나 나눔사업팀 간사 / 사진=이예경 홍보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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