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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약속이 100명의 생명을 살립니다

[푸르메인연]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서윤경 국장

 

중화상을 입고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람에게는 피부가, 치아가 상실돼 음식을 씹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임플란트에 쓰일 뼈 이식재가 필요합니다. 인체조직 이식은 누군가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이하 본부)는 국내 유일의 인체조직기증 홍보・교육기관으로서 인체조직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곳입니다. 시종일관 따뜻한 눈빛으로 생명 나눔이라는 세계로 안내해준 서윤경 국장을 만났습니다.


▲ ‘1명이 100명을 살리는 인체조직기증’ 홍보패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서윤경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국장.

삶의 마지막에 실천하는 나눔 ‘인체조직기증’

 인체조직기증은 세상을 떠난 뒤에 뼈, 피부, 연골, 인대, 혈관 등 조직의 일부분을 이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하는 것입니다. 기증된 인체조직은 가공과 보관의 단계를 거쳐 사고나 질환으로 손상을 입은 환자의 생존과 치료를 위해 이식됩니다.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본부에서 지난해 실시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인지도는 43.6%로 헌혈(99.7%)과 장기기증(98.6%)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습니다. 1명의 기증으로 최대 9명을 살리는 장기기증과 혼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2008년 본부 설립 후 지금까지 언론홍보를 통해 꾸준히 알려온 노력으로 인지도는 차츰 상승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후에 기증을 약속하겠다는 ‘서약’입니다. 서 국장은 “인체조직기증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로 인식하고 있어도 선뜻 서약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1%가 안 됩니다”라면서 전 국민 대상으로 서약 캠페인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 생명이 다할 때 인체조직기증을 하겠다는 ‘희망서약’ 캠페인에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출처 :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페이스북)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에도 주력합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기증선진국에서는 생명나눔에 대한 교육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합니다. 한국에서는 성인이 되어서야 인체조직기증을 접하게 되므로 낯선 느낌이 들죠. 자라나는 세대부터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체조직기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획도서를 펴내는 것은 물론, 전국의 학교를 찾아 생명나눔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의료진인 의대생, 간호대생들과 펼치는 공동캠페인은 본부의 자랑거리 중 하나. 의사와 간호사가 되어서 환자들에게 인체조직을 권유해 서약과 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새로운 삶, 건강한 삶을 선물하다

인체조직 이식재를 지원하는 다양한 나눔사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었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2014년부터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민간 최초 장애인전용치과인 푸르메치과의 저소득층 중증장애인들에게 임플란트 치료 시, 치료비와 이식재를 지원하는 ‘천사의 미소’가 있습니다. 뼈 이식재는 임플란트를 식립하기 전에 무너진 잇몸뼈를 단단히 고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저소득층 장애인 구강질환자의 임플란트 치료 시 필요한 의료비와 이식재를 지원하는 ‘천사의 미소’ 지원사업 전달식. 왼쪽부터 백한승 푸르메치과 원장, 서종환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이사장,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임플란트는 고급치료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서 치료의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틀니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구강질환자에게는 고정된 상태의 임플란트가 절실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변화는 눈에 띄게 나타났습니다.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장애인들은 식사도 어렵고 구취로 인해 사람들도 피했던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서 국장은 “구강질환은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를 단절시킨다는 점에서 큰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구강질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지원해주는 유일한 기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천사의 미소’ 사업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따뜻한 ‘천사’로 함께하는 기증자와 후원자들은 본부를 지탱시키는 든든한 힘입니다. 국내 최초로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떠난 의사 故 박준철 님은 100명의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기증 운동을 확산시키는 씨앗이 된 분입니다. 지병으로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에 기증해달라는 말을 남긴 분도, 기증 후 정부 지원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어 기부한 한 가족도 모두 “형언할 수 없는 깊은 감사함”을 가득 안겨주었습니다.

기업의 동참으로 화상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스킨푸드와 공동 기획·개발한 ‘로열허니 착한 수분 크림’은 건조한 흉터 부위로 인해 저자극 고보습제가 필요한 화상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킨푸드는 제품 1개당 1개를 화상환자 돕기 캠페인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 화상환자를 위해 스킨푸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저자극 고보습 수분크림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이뤄나갈 아름다운 변화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인체조직기증은 알게 모르게 접하게 됩니다. “임플란트는 물론 교통사고로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파열됐을 때 수술을 받습니다. 그때 누군가의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기증받은 이식재가 쓰이는 것이죠.” 화상과 골육종같은 질환을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체조직 이식 수술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기증이 저조한 탓에 수요량의 75%를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수입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고 이식재의 안정성을 담보하려면 무엇보다 국내에서 인체조직기증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서 국장은 “인지도를 99.9%로 끌어올리고 서약자와 기증자가 각각 지금의 4배 수준인 120만 명, 1천 명 정도가 되면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적합성 면에서 가급적 같은 인종에게 이식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생명나눔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기획도서를 들고 있는 서윤경 국장.
뒤편의 사진은 나눔을 주제로 열린 독후감대회 시상식 모습.

서 국장은 서약하길 망설이는 이들에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내 가족의 일로 생각해주세요. 아주 작은 용기를 낸다면 막연한 두려움도 극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어렵지 않다고 했던가요. 생명 나눔도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삶이 다하는 날 마지막으로 베풀 수 있는 나눔, 인체조직기증.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수혜자에게 아름다운 변화로 전해질 수 있도록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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