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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도 지금처럼 웃어줘

[푸르메인연] 푸르메재활센터에 다니는 최지우 양의 어머니, 송정희 씨

 

아이는 레트증후군입니다. 몸이 점점 퇴행하는 희귀질환으로 치료법도 없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자라는데 자신의 아이에게만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 같은 엄마.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엄마는 아이의 몸이 굳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아이는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변화가 있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릅니다. 더디더라도 시간이 앞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종로구 옥인동 군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최지우의 엄마 송정희라고 합니다. 지우는 10살이고 현재 안국동에 있는 특수학교인 경운학교 2학년이에요. 2란성 쌍둥이 중 언니로 태어났어요. 동생은 근처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지우가 레트증후군이라는 장애가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장애인지 궁금합니다. 또 아이의 장애는 언제 알게 되셨나요?

레트증후군은 여자아이들만 걸리는 희귀질환이에요. 계속 퇴행하는 병이어서 결국에는 누워서 생활하게 된다고 해요. 쌍둥이어서 동생이랑 비교가 됐어요. 처음에 동생은 몸을 쓰는 게 자유로운데 반해 지우는 좀 느리구나 싶었어요. 12개월 때까지만 해도 손으로 잡고 엄마 소리를 낼 수 있었어요. 그러다 16개월 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에 갔을 때 진단을 받았어요. 먹거나 앉고 서는 것 등을 혼자 할 수 없고 보호자가 다 해줘야 해요. 소통은 전혀 안 되고요.

집에서 가깝다보니 푸르메재활센터가 완공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셨겠네요. 지우는 치료를 언제부터 받기 시작했나요?

푸르메재활센터를 다닌 지는 지우가 7살 때부터이니까 횟수로 3년째예요. 공사할 때부터 치료 대기 시켜 놓았어요. 푸르메재활센터가 생겼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어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가까이에서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을뿐더러 있더라도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음악치료를 할 때 지우가 반응을 적극적으로 가장 잘 한다고 들었습니다. 지우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좋아하나요? 또 어머니가 보시는 지우는 어떤 아이인지 자랑 좀 해주세요.

음악치료를 계속 하다 보니 지우가 피아노에도 관심이 많고 음악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거예요. 특히 불빛과 소리가 동시에 나는 장난감이 있으면 좋아서 몸을 막 흔들어요. 최근에는 직접 손으로 잡고 밀고 넘어트리는 행동을 보이고요.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전보다 많아졌어요. 음악치료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예요. 작업치료, 물리치료 등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도도해 보이는 아가씨이지만 친숙한 사람들한테는 먼저 가서 기대고 잘 웃어요. 늘 긍정적이죠. 좋고 싫음을 표현할 수 없었던 전과는 달리 지금은 손을 들면서 직접 하려고 합니다. 레트증후군 아이들은 치료받아도 좋아지기가 쉽지 않은데 지우는 기대한 만큼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기특해요. 또 음악치료 선생님이 오늘은 어땠는지 얘기할 때 지우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곤 합니다. 갈수록 사랑받고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점점 나아지는 지우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시겠어요. 여러가지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 면에서나  신체 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요?

화요일에 하는 음악치료 외에도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작업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아요. 몸을 움직이고 손을 쓰는 방법을 배웁니다. 지우가 평소에 손을 구부리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을 많이 해주세요. 레트증후군 아이들 대부분 걷는 게 비틀거려서 척추측만이 있어요. 물리치료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스트레칭, 걷기, 중심 잡기 등을 하고 있어요. 감통치료와 인지치료도 다른 데서 받으면서 나아지고 있어요.

지우가 걷는 걸 잊어버리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에요. 집이 3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요. 지금은손만 잡아주면 계단을 올라가요. 손을 비비는 행동도 덜해졌어요. 자꾸 비벼서 살 껍질이 벗겨졌었는데 지금은 상처도 없답니다. 또 침을 많이 흘려서 여름에도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연습을 해서 겨울에 추울 때만 써요. 잘 따라와 주는 아이가 대견스럽네요.

재활치료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지우의 모습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푸르메재활센터를 다니신 지도 3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명절에 송편이나 만두 빚는 프로그램을 지우랑 동생이 같이 했었어요. 둘이 항상 같이 해요. 도서관에 책이 많아서 동생이 여기 오는 것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행사할 때면 외할아버지도 참석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세요. 그래서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있는 행사 알림 게시물을 자주 살펴봅니다. 또 지우가 치료를 통해 손을 움직이게 되었고 계단에도 곧잘 올라가게 되었어요. 설마 하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감정이 벅차오릅니다.

다른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푸르메재활센터를 추천해 주신다면 어떤 점을 자랑하고 싶으세요?

센터 환경이 정말 깨끗해요. 엄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편하고요. 아이랑 같이 책을 보다가 장난감 갖고 놀다가 행복한베이커리&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실 수 있죠. 베이커리에는 지우 동생이 다니는 학교 엄마들도 많이 와요. 장애를 가진 엄마들이 움츠러들곤 하는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자연스럽게 오픈하면서 다닐 수 있는 것이죠. 동네 아이들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더라고요. 푸르메가 생기면서 장애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이 바뀐 것 같아요.

 

 

아이가 아직은 어리지만 성장했을 때의 모습을 그려보실 텐데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우가 1학년 때 다친 적이 있어요. 의자에 앉아 있다가 경기를 하면서 턱과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바람에 엄청 부었었어요. 일반 의자가 아니라 벨트로 몸을 고정시켜주는 의자였다면 괜찮았을 거예요. 그런 의자를 사려고 알아보니 비싼 거예요. 다행히 복지관에서 잠깐 빌려 쓰다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됐어요. 엄청 좋아서 눈물이 났죠. 보통 저소득층과 한부모 가정 위주로 지원을 해주니 신청을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워요. 더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는 게 맞지만 우리도 그걸 살만한 여유가 있지는 않거든요.평소에 그런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는 장애어린이들의 재활치료와 자립을 위해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고 있습니다.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기대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어린이를 위한 병원이 적다보니 치료받을 수 있는 혜택이 거의 없어요. 많이 받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지우가 크면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걱정입니다. 치료와 더불어 재활과 자립이 한 곳에서 연계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또 나이 제한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기관에서는 만 16세가 넘으면 끝이에요. 여기 끝나면 다른 곳에서도 안 받아줄 텐데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원래 다른 걱정도 많은데 이런 걱정까지 보태지지 않기를 희망해요.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이 걱정 없이 마음껏 치료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우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다른 사람이 지우를 봤을 때 ‘저 아이는 행복해 보이네.’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요. 항상 아무 탈 없이 지금처럼만 잘 크길 바랄 뿐이예요. 치료를 열심히 따라오고 있듯이 퇴행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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