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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웃는 거야 ‘스마일 어게인’

[푸르메인연] 푸르메재활센터에 다니는 안현진 양의 어머니, 이상미 씨를 만나다

오늘도 웃는 거야 ‘스마일 어게인’

 

“슬퍼한다고 우리 애가 잘 걷겠어요? 웃고 살어야죠. 하하하.” 
아이의 장애가 자기 때문인 것 같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이상미 씨. 아이가 잘 걷도록 운동을 시키느라 자신의 몸이 붓는 줄도 몰랐습니다. 지금은 눈물을 뒤로 하고 호탕하게 웃습니다. 덕분에 아이는 엄마를 닮아서인지 넘어지더라도 다시 ‘스마일’하며 벌떡 일어섭니다. 

Q-1.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푸르메재활센터에 다니는 현진이의 엄마 이상미입니다. 충주에서 살고요. 현진이, 현진이 오빠, 애들 아빠 그리고 저까지 네 식구에요. 8년째 서울을 오고가며 치료를 받고 있어요. 집이 멀다 보니까 한 번 올 때 재활센터며 병원이며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받아요. 현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아직까지 걷는 것도 불편하고 활동이 자유롭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Q-2. 치료를 받으러 멀리서 오시는군요. 푸르메재활센터는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다니셨는지 궁금합니다.

센터가 개관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전에 다니던 대학병원에서 알게 된 분이 소개해줬어요. 현진이 6개월 때부터 돌봐주셨던 두정희 치료실장님이 마침 센터에 계셨거든요. 늘 고마움을 느꼈던 터라 안 올 수가 없었죠.

Q-3. 재활센터에 올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나 봐요. 현진이가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장애가 있고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게 되셨나요?

현진이는 뇌병변장애 1급이에요. 이른둥이로 태어났어요. MRI를 찍었는데 백질연화증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뇌성마비라고 하니 충격을 받았죠. 아무 생각도 안 나다가 진단받고 집에 돌아오니 실감이 나더라고요. 5개월일 때 경기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입원했어요. 그때 재활병원도 연계되면서 서울로 8년째 계속 다니고 있는 것이죠. 현진이는 걷긴 하지만 자꾸 넘어져요. 바람소리만 나도 순간 넘어지곤 해요. 치아는 수술해서 다 씌웠는데 눈은 사시라서 각도를 제대로 잡아주는 수술을 해야 해요. 저만큼이라도 좋아진 거 보면 참 예뻐요. 어릴 때는 눈도 못 맞췄는데 지금은 잘 해요. 말도 잘 하고 글자도 깨우치고 있어요. ‘사랑해요’, ‘한번만 안아줘’ 하는데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Q-4. 어머니 말씀처럼 걷기나 눈맞춤, 말하기에서 점점 나아지는 현진이가 대견하고 예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가족 분들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매주 충주에서 치료받으러 오려면 힘드시겠어요.

충주에는 성인 재활병원은 있어도 소아 쪽은 없어서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에 옵니다. 오전 재활센터 치료가 끝나면 대학병원 갔다가 오후에 작업치료 때문에 다시 와요. 두 탕을 뛰는 거죠 (웃음). 충주에 사는 다른 아이 엄마랑 카풀로 같이 올라와요. 벌써 4년이나 됐네요. 카풀로 번갈아 운전해서 오는데 제가 운전을 못해서 아이 아빠가 운전해요. 카풀 엄마랑 교대로 하니까 남편은 농사일 할 시간을 벌게 됐죠. 서울까지 2시간 걸려서 시간 맞춰오려면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해요. 두 집이 하루 24시간을 함께 지내니까 좋아요. 서로의 마음을 잘 아니까 이해해주거든요. 가끔 꾀가 날 때면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놀러간다’고 생각하면서 와요.

Q-5. 가족 분들의 긍정적인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으시거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물리치료, 작업치료, 바우처카드를 통해 인지치료를 받고 있어요. 작년에는 SPC로부터 감각통합치료비 200만원을 지원받았어요. 감각통합치료는 예전부터 받고 싶었는데 워낙 수가가 비싸서 엄두를 못 냈었거든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아니면 지원을 안 해주기도 하고요. 지원된다고 했을 때 해가 쨍하고 떴죠. 우리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별 기대 안 하고 신청했는데 진짜 기뻤어요. 1년 동안 치료받았으니 얼마나 좋아요. 

Q-6. 작년 6월 SPC가 후원한 ‘행복한 가족여행’은 장애어린이 가족들이 치료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현진이네도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제주도에 갔다 왔다고 들었는데요 어떠셨나요?

가족여행은 그 때가 처음이었는데 엄청 좋았어요. 가까운 곳에만 다녀와도 돈이 많이 드는데 2박3일이라고 하니 더 좋았죠. 큰 애가 비행기를 처음 타봤거든요. 가서는 다시 안 돌아가겠다고 할 정도로 무척 좋아했어요. 저희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아니어서 지원을 못 받아요. 일주일 동안 밀린 농사일 하느라 죽는 줄 알았지만요 (웃음).

Q-7.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겠네요. 현진이는 무엇을 할 때 또 행복해 하나요?

현진이는 센터 오면 놀이터에서 노는 걸 좋아해요. 기찻길 놀이를 특히 좋아해요. 5분이면 걸을 거리를 현진이는 30~40분 걸리니까 놀 새도 없어요. 10분 정도 놀게 하고 치료받으러 가자고 하면 안 가겠대요. 노래 부르기도 좋아해요. 요즘에는 아빠가 ‘내 나이가 어때서’, ‘천년지기’, ‘친구야’ 같은 트로트를 틀면 일어서서 엉덩이춤을 추며 잘 따라 불러요.

Q-8. 재활센터가 개관한 초기 때부터 다니기 시작하셨으니 벌써 1년이 넘었네요. 현진이가 재활센터를 통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잘 걷고 말귀도 잘 알아들어요. 친구들과도 잘 놀고요. 세상이 아주 나쁘진 않구나 느껴요. 사회생활에 지장은 없을 것 같아요. 학습적으로 떨어지면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되니까요. 사람 노릇은 할 수 있겠다 싶어요. 센터에서 하는 거 보고 배워서 집에 가서 운동을 시켜줘요. 집에 가서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해주려고 해요. 운동시켜주다 보면 팔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남은 게 병밖에 없어요 (웃음). 처음에는 할 줄 모르니까 힘이 들었는데 요령이 생겨서 힘을 덜 들어요. 제가 힘든 만큼 아이가 좋아진다고 생각하고 해요. 제가 좀 긍정적이죠.

Q-9. 매주 한 번은 서울에 와야 하고 매일같이 현진이 운동시키려면 여러모로 힘드시겠어요. 어머니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현진이 어릴 때는 일을 안 했어요. 누구한테 맡길 수도 없고 곁을 떠날 수 없었으니까요. 근데 유치원 적응을 잘 해서 안심하고 과수원 일을 다시 시작했어요. 일을 하면 잡념이나 걱정거리가 없어져서 좋아요. 현진이가 나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얼굴만 봐도 이런 생각 에 속상했었어요. 지금은 사과 이파리 보면서 걱정을 떨치곤 해요. 그러면서 더 웃게 되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사실 저도 다리가 불편하거든요. 현진이가 저처럼 살지 않도록 이를 악물고 운동을 시켜요. 운동을 덜 해줘서 평생 누워 사는 건 아닐까… 나중에 이런 후회 안 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어요. 

Q-10. 푸르메재활센터는 양, 한방, 치과 다양한 영역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년 넘게 푸르메재활센터를 다니시면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드시나요?

재활센터는 치료비가 저렴한 편이에요. 선생님들도 가족같이 잘 해주시고요. 멀리서 오니까 밥이 중요한데 여긴 밥값도 싸잖아요. 외식하는 기분으로 다녀요. 센터 다니기 전에는 밥값 아끼려고 차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밥 한 끼 아끼면 현진이 치료비에 보탤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용 됐죠 (웃음). 카풀하는 엄마랑 여기 오길 잘했다고 얘기해요. 대학병원 가면 푸르메재활센터 좋다는 소문이 자자해요.

Q-11. 푸르메재단은 아이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어린이재활병원을 지으려고 합니다. 장애아를 둔 어머니로서 앞으로 푸르메재활센터와 푸르메재단에 기대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30분밖에 안 되는 시간을 알차게 치료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대학병원 다니는 엄마들이 그러더라고요. 치료사를 잘못 만나면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놀다 온다고요. 보고 있기가 속상해서 치료실 밖에 나와 있는 엄마들도 많아요. 그러니 자꾸 병원을 옮기게 되죠. 교육이나 실습을 충분히 받은 치료사면 좋겠어요. 치료사들도 힘들겠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바라게 되네요. 30분만이라도 온 힘을 다해서 치료해주었으면 하고요. 

Q-12. 현진이가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겠네요. 시간이 흘러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실텐데요.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주길 원하시나요?

잘 이해해주는 배우자 만나서 시집 잘 갔으면 좋겠어요. 또 잘 걸었으면 해요. 저보다 잘 걷게 될 거라 믿어요. 시집보낸다고 하면 아이 아빠는 어떻게 보내느냐고 하는데 저는 손에서 떠나니까 속이 후련할 것 같아요. 큰 애한테 항상 얘기해요. 남매니까 커서도 나몰라하지 말고 서로 위하면서 살아야 한다고요.

Q-13.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예쁜 딸 현진이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양하지마비여서 발 하나 떼려면 모서리에 서 있는 것처럼 엄청 힘들대요. 전에는 운동을 아무리 해도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서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어요. 전에 비해 지금은 겁도 덜 내고 나아지고 있어요. 그 재미에 살죠. 전에는 10번 넘어졌다면 이제는 3번 넘어진다는 것에 만족해요. 잘 커줬으니까 행복하게 살아야죠.

 

*글,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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