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없는 탐방] 울릉도 우산국을 찾아서②


 


울릉도 우산국을 찾아서 ②


전망대 가는 길도 경사가 급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내려다보고 싶었다. 그래서 올라갔다. 그리고 해도사 근처까지 올라가다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 해도사


 


이대로 올라가다간 위험할 수도 있어 해도사만 둘러보기로 했다. 산 중턱에 아담하게 자리한 해도사는 해수관음상을 모신 작은 사찰이다. 사찰에 대한 안내문을 찾지 못해 언제 누가 창건했는지 알 수 없지만 독도 박물관과 독도 전망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다.


 


해도사 들어서는 순간 사찰을 감싸고 있는 산세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천천히 경내를 둘러보는데 사륜오토바이 일명 사발이를 타고 승복을 휘날리며 스님 한 분이 올라오신다. 스님은 우릴 보고 깜짝 놀란다. “안녕하세요, 스님.” 인사를 건네고 울릉도에 여행 왔다고 했다. “보호자는 어딧어예.” “저희끼리 왔어요. 보호자 없어요.” “이 먼데까지 보호자 없이 우예왔노.” 스님은 놀란 듯 자꾸 물어본다. “스님~ 사찰이 참 예뻐요. 울릉도 하고 너무 잘 어울려요.”


 


따스한 햇살을 받은 사찰은 무릉도원에 온 듯 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혹시 피안의 세계가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다. 특히 울릉도를 상장하는 오징어가 조각된 석고상이 있어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동해바다와 한반도 수호의 염원이 깃든 해수관음상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스님 여기선 저 사발이를 타고 다녀야 하겠는데요. 워낙에 지형이 높아서요.” “울릉도 사람들은 승용차보다 지프차나 사륜구동 이용하고 운전도 기똥차게 잘들해 예.” 그러고 보니 이곳에선 승용차를 별로 본적이 없다. 죄다 지프차나 미니 관광버스를 타고 움직이거나 봉고차로 움직인다. 특히 택시는 사륜구동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지형을 보면 승용차로는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운전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스님과 잠깐의 대화를 끝내고 다시 도동항으로 내려왔다. 도동항으로 내려가는데 골목 풍경이 이국적이다. 집집마다 빨래 대신 오징어가 널려있고 시간은 멈춰있는 것 같다. 온화한 바닷바람은 골목 곳곳을 애무하듯 스치고 저 멀리 동해바다는 은빛 물결이 일렁인다. 골목골목 집들을 보아하니 이곳을 왜 우산국이라 했는지 곳곳을 둘러보며 알 수 있었다.


 



▲ 널려 있는 오징어(피대기)


 


삼국 시대 초기 우산국은 섬에서 얻는 식량과 물자가 한정되어 뱃길이 닿는 곳을 공격해 부족한 물건을 빼앗아 살았고 우산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신라가 많은 피해를 당했다. 마침내 신라 지중왕은 이사부 장군으로 하여금 우산국을 공격하게 했고 결국 우산국은 신라에 항복해 곡물을 바쳤다.


 



▲ 빨래 대신 오징어가 널려 있는 도동항 골목


 


하지만 신라가 직접 우산국을 다스리지 않고 우산국 지주에게 다스리게 했다. 그 후 고려 왕건이 신라 동쪽 해안가 섬들을 함락시키자 우산국은 왕건에게 사신을 보내 곡물을 바쳤다.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자 고려의 도움을 더욱 필요로 한 우산국은 십일세기 이후 고려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지금의 울릉도에 있었던 우산국은 결국 삼국 시대에 신라에 의해 멸망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아직도 우산국은 건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도동항 어시장


 


개별국가였던 우산국은 지금도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남아있다. 해마다 우산지역 축제가 펼쳐지고 축제에선 울릉도만의 문화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울릉도엔 또 다른 저명인사가 살고 있다. 울릉천국이라고 부르는 가수 이장희다. 이장희 집에선 울릉천국이라는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다. 울릉도가 너무 좋아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그는 집 앞에 제법 큰 콘서트 장이 있고 그의 노래처럼 울릉도가 천국이라고 한다.


 



▲ 오징어배가 정박해 있는 도동항


 


세상살이 지치고 힘들 때 사람들은 여행을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삶을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장희 씨도 타국에서의 삶을 정리하면서 울릉도에 정착했다. 그의 노래처럼 세상살이가 지치고 힘들어도 울릉도가 함께 있으면 위안이 된 울릉도는 여행객의 허한 마음을 위로하며 채워 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 가는 길

묵호여객터미널에서 오전 8시 20분 선 플라워 2호 출발

요금은 복지할인적용 우등석 왕복 5만7천원/일반석 5만4천원

묵호여객터미널, 대아여객 대표전화 1544-5117 (홈페이지 www.daea.com)


 


• 먹거리

홍합밥, 삼해밥, 활어 및 해산물, 호박막걸리, 울릉한우, 피데기(반건조오징어)

도동항 식당 054) 791-8948


 


• 장애인화장실

도동항 해양경찰서 내


 


• 잠자리

에이스 호텔 054) 791-1090

대야 리조트 054) 791-8800


•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글, 사진= 전윤선 여행작가


 




 


전윤선 작가는 지체장애 1급으로 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합니다. 한국장애인문화관광센터(휠체어배낭여행) 대표로서 인권•문화 활동가이자 에이블뉴스 '휠체어 배낭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BS 3라디오 '함께하는 세상만들기, 휠체어로 지구한바퀴'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자유롭고 즐거운 여행길을 안내하기 위해 오늘도 전국을 누빕니다.


 


“신체적 손상이 있든 없던, 사람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접근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길 원한다. 손상을 가진 사람이 이동하고 접근하는데 방해물이 가로막지 않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나의 동그란 발은 오늘도 세상을 향해 자유로운 여행을 떠난다. 자유가 거기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