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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사회로의 첫걸음

[김동경/ 모금사업팀 간사]

지난 휴일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타러 집을 나왔습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고, 버스정류장도 지나가야 합니다. 무심코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보며 걷다가 눈에 의지하지 않고 유도블록이 표시하는 데로 길을 따라가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은 선형블록과 점형블록이 있습니다. 점형블록은 방향전환지점, 위험물주변, 계단, 경사로 등의 시작과 끝지점 등에 설치하여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선형블록은 블록이 놓여있는 방향으로 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시각장애인 유도용 선형블록과 점형블록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이 표시하는 데로 따라 가다 보니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를 가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도 있었고, 횡단보도 앞에 있는 유도블록의 양옆에 돌기둥이 설치되어 있어 보행을 방해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정말로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이 유도블록만 믿고 길을 나섰다면 차도로 진입하는 아찔한 순간을 겪거나, 설사 무사히 횡단보도로 가더라도 돌기둥에 넘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 (왼쪽 사진) 시각장애인 유도블럭 위에 위치해 있는 볼라드와 (오른쪽 사진) 보도색과 같은 회색으로 되어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구분하기에 어려운 유도블럭
비단 은행뿐만이 아니라 버스터미널에도 입구에는 터미네이터의 팔뚝을 지닌 사람이라도 지나갈 수 없을 만큼 급한 경사로만이 설치되어 있어, 실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버스가 나오는 도로를 통해서 터미널을 이용한다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지난연말 한 시민단체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3개 은행 650개의 ATM기 중에서 중증시각장애인을 위한 ATM기는 단 1%에 불과했으며, 조사은행의 67%는 경사로가 없고 97%는 안전봉이 없어 은행으로의 출입자체가 불가했습니다. 또한 휠체어 접근을 위한 ATM기의 하부공간을 마련한 기기는 단 한 대도 없어, 장애인들이 시민생활의 필수 요소인 은행의 ATM사용조차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습니다. 이 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법과 현실이 같을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살아가는데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권 확보조차 실현되지 않는 현실은 장애인의 인권실현과 사회통합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과 우리의 인식이 아직도 너무나 부족하단 결과라 생각합니다.▲ (외국사례) 터치스크린 위에 올려놓고 점자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시각장애인에게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는 터치스크린 보조기구

편의제공의 법적 근거를 구체화하고, 세부 사항이 미비한 것은 세부사항을 마련하고 비현실적인 규정은 현실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진정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불편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인식과 타인을 향한 관심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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