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초 슈팅스타, 놀면서 나누는 꼬마 기부자들

“축구를 좋아하는 만큼 나눔도 좋아해요!”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어린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푸르메재단에 울려퍼졌습니다. 방금 운동장에서 축구 한 판 즐기고 온 듯 활력이 넘치는 어린이들. 바로 세검정초등학교 1학년 축구팀 ‘슈팅스타’입니다.


지난 11월 18일, 슈팅스타 어린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푸르메재단을 찾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물품을 동네 바자회에서 판매해 한 푼 두 푼 모은 기부금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손수 만든 도자기·열쇠고리 판매 수익금을 또래 친구들을 위해 기부한 세검정초등학교 1학년 축구팀 슈팅스타.


어린이들이 기부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슈팅스타의 공격수를 맡고 있는 주필원 군의 엄마이자 2년 전 도예 작품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 필삼형제의 엄마 임혜정 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놀아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또래 친구들을, 엄마들에게는 장애어린이들이 ‘나의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임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봄, 종로구 부암동 주민참여공모사업에 신청한 ‘놀다 배우며 나누다’라는 프로그램이 선정돼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새로운 놀이문화, 스스로 하는 경제활동, 십시일반 기부까지 3가지를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값진 시간.


매주 한 번 열심히 축구공을 차는 날마다 모였습니다. 불과 조금 전까지 뛰어노느라 땀을 뻘뻘 흘리던 아이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를 빚고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바자회에서 팔고 그 돈을 뛰지 못하는 아픈 친구들을 돕는 데 사용할거야”라며 의지를 북돋는 엄마들에 아이들도 신이 나서 참여했습니다. 도자기로 만든 머그컵이며 화병, 바느질로 만든 태극기 무늬의 열쇠고리가 하나둘 완성되었습니다.


▲ 도예 실력을 뽐내고 있는 슈팅스타 어린이들(왼쪽), 얼굴 표정이 재미있는 도자기컵(오른쪽).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동네 바자회가 열리던 날, 엄마들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물품이 어설퍼서 판매가 잘 될까, 우리가 사야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인가 봅니다. 장애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는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큰 호응을 보여주었고, 아이들이 손수 만든 작품은 몇 시간 만에 ‘완판’됐습니다.


바로 옆 팀에서는 “대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 엄마들은 감동했고 아이들은 놀라워했습니다. 바자회를 통해서 191,600원이 모였습니다. 남들에게는 작은 금액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누군가를 위해 모은 첫 기부금입니다.




▲ 바느질에 열중하고 있는 슈팅스타 어린이들(왼쪽), 한 땀 한 땀 꿰매 완성한 태극기 열쇠고리(오른쪽).


기부보드를 들고 뿌듯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은 정성껏 빚어 구운 도자기컵 안에 지폐와 동전을 가득 담아 건넸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들의 표정에서도 흐뭇함이 배어 나왔습니다. 모금 활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함께한 엄마들은 아이들을 통해서 “저도 못 해본 걸 아이가 먼저 해봤네요”, “나눔을 이렇게도 해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며 흡족해했습니다. 임혜정 씨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어린 시절 접했던 최초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경제활동을 하고 기부를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즐겁게 놀고 배우며 자연스레 나눔의 싹을 틔운 꼬마 친구들과 곁에서 아이들의 활동을 응원해준 엄마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슈팅스타가 펼친 모금 활동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자라날 세상을 그려봅니다.


*글=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임혜정 님,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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