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의 사랑’, 첫 걸음을 떼다

걷기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푸르메재단 기부자모임 ‘한걸음의 사랑’이 10월 31일 첫 걷기 행사에 나섰습니다. 11명의 회원들이 서울성곽길 백악구간 4.7km를 걷고, 1m당 1원을 적립해 재활치료가 필요한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는데요. ‘한걸음의 사랑’을 처음 제안한 기부자 한익종 씨가 후기를 보내왔습니다.



▲ ‘한걸음의 사랑’ 첫 여정에 함께 한 11명의 회원들.


‘한걸음의 사랑’ 회원들과의 첫 만남, 다소 쌀쌀한 가을 날씨가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집결장소에 도착해 회원들을 만나니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회원들. 걷기와 나눔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서울성곽길 백악구간. 혜화문을 출발해 말바위 안내소를 지나 숙정문, 백악마루를 거쳐 창의문으로 내려오는 4.7km 코스입니다. ‘첫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구절을 되뇌며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 서로 힘이 되어 오르는 최병국·이복순 회원.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푸른 하늘, 곱게 물든 단풍까지. 가을색이 완연한 서울성곽길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혜화문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회원들의 얼굴에는 이내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조금씩 숨이 가쁘고 다리 힘도 빠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내딛는 걸음마다 적립금이 쌓여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쓰인다고 생각하니 마음만은 상쾌합니다.




▲ 성곽을 살펴보며 서울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회원들.


서울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비상시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숙정문, 1968년 1.21 사태 때의 교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아직도 총알 자국이 선명한 소나무까지. 힘든 오르막길을 오르며 함께 나눈 서울 역사 이야기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습니다.




▲ 서울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회원들.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백악마루. 가파른 숨을 고르고 눈앞에 펼쳐진 서울시가지를 굽어봅니다. 오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희열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하산 길에 올랐습니다. 가파른 계단길이 위태로웠지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마지막 종착지 창의문에 다다랐습니다.


혜화문을 떠난 지 2시간 30분 만입니다. 목표 코스를 무사히 완주한 회원들은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적립금 전달식. 정성스레 준비한 기부금을 푸르메재단 관계자에 전달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건강도 챙기고, 기부도 했다는 만족감 때문입니다.




▲ 하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회원들.


도움이 필요한 장애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푸르메재단에 제안하게 된 ‘한걸음의 사랑’. 그리고 그 첫 발을 내디딘 하루. 회원들의 밝은 얼굴에 남다른 감회가 몰려 왔습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지속적으로 걷기 행사를 열고 기부를 이어 갈 ‘한걸음의 사랑’. 오는 11월 21일 열릴 두 번째 걷기 행사에서는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글= 한익종 회원 (한걸음의 사랑)

*사진= 한익종 회원 (한걸음의 사랑), 김수현 간사 (모금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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