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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 이지선 토크콘서트 –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선물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토크콘서트를 보러 온 간호사입니다. 중환자실의 많은 환자분들이 부정적인 마음을 갖고 계신데요. 간호사로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도 마냥 희망적인 말만 해드릴 수도 없으니까요. 이지선 씨는 간호사가 어떤 말을 해줄 때 가장 힘이 되셨나요?”

질의응답 초반부에 누군가 질문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사회를 보다가 ‘아아, 됐다!’하고 생각했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청중의 질문을 받은 이지선 씨는 “그 환자를 불쌍하게 여기지 마세요.
말없이 잡아주는 손이 제일 큰 힘이 되더라고요.”라며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지난 12월 6일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푸르메홀에서 열린 션과 이지선의 토크콘서트. 푸르메재단 홍보대사로서 장애어린이를 위해 뭔가 해보자는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찬 두 사람의 ‘꿍꿍이’는 사실 꽤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아이디어일 뿐, 서로 거주하고 있는 대륙 자체가 달라서인지 일정을 맞추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이지선 씨와 한국에서도 바쁜 나날을 보내는 션이 SNS와 메일을 통해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끝에 결정된 것이 이번 토크콘서트.

그런데 뭔가 ‘결정 되었다.’고 말하기에도 조금 무리가 있었다. 결정 된 거라고는 ‘2014년 12월 6일 토요일이 좋겠다.’는 것 뿐. 게다가 결정 된 것도 불과 일주일 남짓을 남겨둔 날이었다. 걱정이 앞섰다. 션이 강연하고 그 다음은 이지선 씨의 강연, 그 다음에 두 사람의 토크, 마지막은 자유로운 질의응답. 큰 그림은 나왔지만 공연을 준비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니다. 200퍼센트 준비해도 100퍼센트 보여주기가 힘든 것이 실전인데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토크를 충분한 시간동안 이어갈 수 있을까?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이 없으면 어쩌지? 게다가 션과 이지선 씨와 함께 장애어린이를 돕고 싶다며 기부까지 하고 온 관객들에게 충실한 공연을 보여줄 수는 없다는 부담이 컸다. 불안이 엄습했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그렇게 시작된 강연. 션은 ‘지금은 선물이다.’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애가 있어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했지만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 10살이 된 은총이와의 인연. 어린이들에게 왜 재활병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백여 명의 관객은 빛나는 눈과 진지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진 이지선 씨의 강연은 ‘삶은 선물입니다.’라는 주제였다. 만취한 운전자에 의한 갑작스런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섰던 지선 씨의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테마를 맞춰서 일관성 있는 토크콘서트를 하자고 미리 준비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이어졌다. 삶에 대한 감사함과 진짜 행복에 대해서.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베테랑 강연자들이기 때문일까. 계획했던 시간과 다르지 않은 시간만큼 물흐르듯 진행 됐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푸르메홀을 찾아준 관객들도 역시 강연자들이 진심을 다해 전하려는 메시지를 온 마음으로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이끌어냈다고 했던가. 솔직하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관객과 신중하게 대답하는 두 강연자. 말 그대로 강연자와 관객이 함께 토크콘서트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관객이 다른 관객의 고민에 조언을 건네주는 새로운 방법까지 등장했다.

푸르메홀 안에 자리한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된 것 같은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결국 더 진행해도 될지 모두의 동의를 구하고서까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션의 노래 선물까지 모두 끝나고 나니 시각은 밤 10시를 넘겼다.

무려 세 시간 이상 이어진 토크콘서트. 두 강연자의 진심어린 목소리와 열정적인 관객이 있어서 가능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 자발적으로 손을 내린 관객들의 질문까지 모두 함께 나눴다면 끝나지 않는 대화가 밤새도록 이어지지 않았을까? 단체사진을 찍은 후 비어가는 푸르메홀을 보면서 마음이 뜨거운 것으로 가득 차는 기분이 들었다.

좋은 사람들이 함께 체온을 나누고 나눔을 실천하는 기회에 함께 있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참 행복하다. 다음에는 처음부터 더 긴 시간을 잡고 시간에 쫒기지 않는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다음 일정부터 얼른 잡을까?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글/사진= 이승국 (션&이지선 토크콘서트 사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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