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토요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내 ‘배움’에서는 정호승 시인과의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적의 책 캠페인>의 일환으로 ‘책 읽는 미라클맨’ 행사가 열린 것이다.

행사 준비로 몇 번의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정호승 시인을 만나는 날이었다. 첫 만남에 대한 설렘으로 주말 출근길이 가을 소풍 길인 양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처음 정호승 시인의 작품을 만난 건 고3 수험생 시절이다. 공부하기 싫어 도서관 서가를 기웃거리다 우연히 발견한 얇은 책 한 권. 어른이 읽는 동화 <항아리>였다. 그렇게 우연히 읽은 <항아리>는 잠시나마 수험생 신분을 잊게 해주었고 나 자신에 대해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뭉클함이 기억 난다.

이후에도 정호승 시인의 책들은 매번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 그리고 이날 ‘책 읽는 미라클맨’ 행사에서 만난 음악과 정호승 시인의 강연은 큰 울림을 남겨주었다.

정호승 시인은 시 한 편을 쓰기 위해 수십 번을 고쳐 쓴다고 한다. 그런데 ‘풍경 달다’는 단숨에 쓴 시라고 한다. 이런 특별한 시에 가수 안치환은 음악을 입혀 주었다.

정호승 시인의 목소리와 가수 안치환의 음악으로 함께 듣는 ‘풍경 달다’는 저마다 새로운 감동과 마음 깊은 곳의 평온함을 선사해주었다. 관객들은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 있는 듯 깊은 사색에 잠겼다.

문득 정호승 시인의 이야기를 듣다 생각했다. 우리의 삶도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풍경을 흔드는 바람처럼 당신이 있으면 내가 있고, 내가 없으면 당신이 없는 것처럼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라고. 강연의 시작에서 들려준 “관계가 힘이 들 때 사랑을 선택하라.”는 말처럼 깊어가는 이 가을 우리의 삶이 사랑하며 나누며 더욱 풍요로워지길 소원해본다.

10월 23일(목) 오후 7시 30분부터 교보문고 광화문점 내 구서재에서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10월의 책 읽는 미라클맨 행사가 진행 될 예정이다.(참가비 없음)

교보문고 14개의 점포(광화문점, 강남점, 영등포점, 잠실점, 목동점, 분당점, 인천점, 천안점, 대구점, 부천점, 안양점, 부산점, 센텀시티점, 창원점)에서는 노란색으로 예쁘게 꾸며진 서가를 볼 수 있다. 노란 책장에는 20종의 ‘기적의 책’이 꽂혀 있고, 꽂혀 있는 책을 서점에서 구매하면 책 한 권당 1000원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기부된다.

* 10월의 기적의 책 리스트

*글= 김경원 간사 (모금사업팀)

*사진= 김준환 간사 (모금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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