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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창완 강연 ‘행복은 지금 여기에’

<12월의 푸르메 기획강연 공公유有 후기>

 

 

가수 ‘김창완’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신나게 노래하는 가수. 편안한 목소리에 어수룩한 얼굴을 한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헐렁한 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그를 보면 영원한 청년으로 남을 것만 같습니다. 늘 행복한 얼굴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 가수 김창완 씨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그의 삶과 노래를 통해 들려주었습니다.
행복을 멀리서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서 발견하라고 말합니다.

푸르메재단과 가수 김창완 씨의 인연은 각별합니다. 김창완 씨가 ‘꿈과 음악 사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당시 마감뉴스 기자였던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는 일이 끝나면 함께 소주를 마시곤 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2005년에는 푸르메재단 후원 콘서트에 3시간 반 동안이나 노래를 불러주었고 친선대사로 푸르메재단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천국은 머리 위가 아닌 발밑에 있다

‘가수 김창완 아저씨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이라는 강연 제목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그는, 어떻게 감히 행복에 이르는 비결을 가르쳐 드릴 수 있겠냐고 반문합니다. 다만 자신에게 가장 행복한 일은 노래하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대부분 묵묵히 체념한 채 살아간다.’라고 한 데이비드 소로우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소로우는 사람들이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려 하지 않고 그릇된 생각 때문에 힘들게 일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생활이 형편없을지라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정직하고 소박하게 살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다가 2년 후 거기를 떠납니다. 행복하리라 생각하고 들어간 호숫가에서 홀연히 걸어나온 것입니다. 김창완 씨는 소로우의 행동이 가슴팍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어떤 게 행복인지는 진짜 알 수가 없는데, 그 행복이라는 것을 찾아가는 길은 잘 알면서도 거기로부터 나오는 길은 왜 모를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김창완 씨가 인용한 ‘천국은 머리 위에만 있지 않고 우리 발밑에도 있다.’는 소로우의 말에서 행복은 우리가 모를 뿐이지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이번 푸르메 기획강연 공유에는 약 100여 명이 참석해 강연장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행복이 지나쳐 버리기 전에

김창완 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낙원상가에서 산 6천 원짜리 기타로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기타 코드를 배운 적 없는 그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몇 시간 동안 기타를 쳤습니다. 한두 달쯤 있다가 코드를 좀 익인 후 처음 만든 노래가 ‘못 잊어’입니다. 이 곡은 애인도 그리워할 사람도 없던 당시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면 그런 감정을 느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만든 노래입니다.

그는 행복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이런 게 행복이려니 하고 늘 생각만 하다 행복이 지나간 다음에야 그게 행복이었구나 하고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창완 씨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의 행복도 못 보고 지나치는 건 아닐까, 지금 그 사랑을 못 이룬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 젊은 세대부터 7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들이
김창완 씨의 노래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어릴 적에 삼형제와 함께 아랫목에 한 이불 덮어쓴 채 그림을 그렸습니다. 다음에는 이렇게 살자고 살고 싶은 집을 그리면서 엄마와 아빠를 기다렸습니다. 삼형제가 함께했던 때가 행복한 줄 뒤늦게 알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살아있는 현재에 충실할 것을 얘기합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건 필요 없어요. 왜냐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이미 먼 과거에 있기 때문이죠. 지금 당장 행복할 수밖에 없어요. 절대 미래에다 행복을 걸어두지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절망은 희망을 잉태한다

행복해 보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를 투영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며, 자기를 기쁘게 하는 일을 하나쯤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자신에게는 그것이 자전거 타기와 책 보기와 기타 치기라고 합니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기타를 잘 못 치지만 기타 줄 하나에 많은 신비들이 있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모르는 세상이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지금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가장 절박한 상황이었을 때 만든 노래들이 지금 보면 참 사랑스럽고 고맙고 그때가 행복의 절정이었다고 말합니다. 어떠한 절망도 다 희망을 잉태하고 있다는 그의 말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 ‘너의 의미’, ‘12살’, ‘언젠가 가겠지’, ‘회상’ 등 감성을 적시는 노래는 청중들의 마음을 매만졌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하반신을 못 써서 누워서 자전거를 타는 분들을 만났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그 분들이 우람한 팔로 손 한번 흔들어 주면 책 한 권이 지나가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고맙고 힘이 되는데, 그런 힘이 되는 보석함 같은 것들이 그한테는 바로 노래입니다.


▲ 김창완 씨의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연 뒤 다같이 행복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행복한 아저씨’와 함께한 시간,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숨쉬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한가요?

강연을 마치고 청중의 질문에 답변해주었습니다. 그는 뼛속 깊이 비관주의자로서 우울한 청년기를 보냈다고 회고합니다. 20년 쯤 전부터 희망사업에 동참하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막내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의 노래에는 ‘불안한 행복’이라는 곡은 가슴 아픈 가족사를 담은 노래인데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시대적으로나 지금 옆을 봐도 불행한 이들이 너무 많은데 내 눈과 팔 안에 행복이 있다고 해서 당신은 행복하겠느냐는 묻습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김창완 씨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한 참가자는 “강연을 들을 생각에 아침부터 행복했다. 강연을 듣는 내내 행복했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아마 강연에 참석한 많은 이들도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행복한 아저씨’ 김창완 씨가 얘기했던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해봅니다.

푸르메재단 기획강연 공共유有는 2013년 8월부터 매월 다양한 주제로 열립니다. 기부자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지식을 공유하고 소통을 이어나가는 인문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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