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모두가 흥겨운!

포토존 행사에서 왕과 왕비가 되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참가자들
포토존 행사에서 왕과 왕비가 되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참가자들

지난 9월 13일은 종로장애인복지관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푸르메센터 이용자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종로 한가위 한마당’ 행사를 열었습니다.

수확의 풍요로움을 즐겼던 민속놀이, 다양한 체험 등이 어우러진 자리를 통하여 명절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기다림, 그리고 설렘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 행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수화기 멀리서 어르신께서 하시는 말씀이 들렸습니다.

“오늘 비가 오는데 추석행사는 하나요?”

“네.”

“그럼 가면 되지요, 내가 송편 만들기 접수 했거든. 이따 봐요.”

“아,,,어르신, 감사합니다!”

비가 와서 이용자분들이 많이 못 오실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첫 번째 마당, 나는 왕이로소이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나는 조선의 왕이다.”

“중전, 오늘 참 아름답구나.”


로얄 패밀리! 왕이 세 명이어도 화목합니다
로얄 패밀리! 왕이 세 명이어도 화목합니다

1층 로비에 마련된 전통의상 포토존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성인을 위한 왕과 왕비 의상, 아동을 위한 왕과 중전 그리고 포도대장과 아씨 의상은 쉴 새 없이 찾아오는 이용자분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상의와 하의를 입은 후, 면류관이나 큰 머리를 쓰면 정말 자신이 왕이나 왕비가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위엄 있는 태도와 말투가 바로 나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대사를 읊조리기도 합니다.


두 번째 마당, 으랏차차~ ‘모’ 나와라



4층 푸르메홀에서는 윷놀이 대회가 한창입니다. 상품도 푸짐하게 있습니다. 성인전과 아동•청소년 전이 각각 진행되었습니다. 성인은 15팀, 아동•청소년은 7팀이 참여하였습니다. 관장님의 격려말씀, 경기규칙에 대한 설명, 그리고 각 경기장 심판을 소개한 뒤, 토너먼트 방식으로 4개의 경기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말 2개 나기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말이 계속 잡힙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경기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약간의 시시비비가 있기는 했지만 심판의 판정을 모두 수용하면서 윷놀이 마당을 즐겼습니다.


(왼쪽) 개! 입니다. 더 힘찬 심판의 판정. (오른쪽) 윷이야! 힘찬 기합과 함께!
(왼쪽) 개! 입니다. 더 힘찬 심판의 판정. (오른쪽) 윷이야! 힘찬 기합과 함께!

세 번째 마당, 군 입대한 아들 면회 갈 때 송편

푸르메홀에서 윷놀이가 한창일 때, 식당에서는 송편 만들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동료들과 오신 분, 엄마와 함께 온 아이, 활동보조인과 함께 오신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흰색, 쑥색, 단호박색. 3가지 색의 반죽과 깨소가 준비되었습니다. 송편의 모양은 천차만별입니다. 반달

모양, 보름달 모양, 눈썹 모양, 만두 모양... 각자의 개성을 담아 빚었습니다. 뇌병변장애가 있는 이용자 분께서는 한 손으로도 정말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군에 간 아들 면회 가실 때, 엄마가 만든 송편을 가져가실 거랍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송편을 보니 추석이 성큼 와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재미가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을 꼭꼭 눌러 담아서~ 따뜻하게 나눠먹는 송편. 만드는 것도 즐겁습니다
행복을 꼭꼭 눌러 담아서~ 따뜻하게 나눠먹는 송편. 만드는 것도 즐겁습니다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668"]명절 음식. 이웃과 함께만느니 더욱 즐겁습니다 명절 음식. 이웃과 함께만느니 더욱 즐겁습니다[/caption] 


네 번째 마당, 가을색으로 물들어가다



전통의상 포토존 옆에서는 한지를 이용하여 부채 만들기 체험이 한창입니다. 3가지 모양의 하얀색 종이로 된 방구부채에 한지 색종이를 이용하여 원하는 형태로 무늬를 만들어 붙이면 부채가 완성됩니다.

창의성을 발휘하여 부채를 완성하기도 하고, 제시된 도안을 참조하기도 합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하기도 하면서 하얀 부채가 가을색으로 물들어갑니다.


다섯 번째 마당, 옛날 사람들은 어떤 놀이를 했을까?


4층 로비에서는 ‘말뚝이 떡 먹이기’, ‘대형 고리 던지기’, ‘투호’, ‘비석 치기’, ‘2인 제기차기’, ‘버나 돌리기’ 등 민속놀이 체험마당이 다양하게 열렸습니다. 어르신들은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참여하고,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에 관심이 많습니다. 던지고, 또 던지고. 하고 싶을 때까지 합니다. 예쁜 색동 한복을 입은 여자 아이 두 명이 제 키보다 큰 2인 제기줄을 잡고 들어 올리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그들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득하게 합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왼쪽) 큰 고리를 던지는 튼튼한 어린 참가자 (오른쪽) 4명이 힘을 합쳐서 높이높이 제기를 튕겨요~
(왼쪽) 큰 고리를 던지는 튼튼한 어린 참가자 (오른쪽) 4명이 힘을 합쳐서 높이높이 제기를 튕겨요~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복지관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줄 몰랐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복지관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참여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정말 좋았어요.”

행사를 마치며 참여하신 분들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명절의 정취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위해 마련한 시간이었는데, 참여하신 분들이 그렇다고 하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복지관뿐 아니라 푸르메센터를 이용하시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추석 명절, 풍성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오늘 우승은 우리 꺼~, 윷놀이 대회를 마치고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모두 즐거운 표정입니다.
오늘 우승은 우리 꺼~, 윷놀이 대회를 마치고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모두 즐거운 표정입니다.

*글, 사진 = 백은숙 팀장 (종로장애인복지관 지역연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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