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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메미소원정대, 세 번째 이야기 –

 의사, 치위생사, 일반봉사자 17명으로 구성된 푸르메미소원정대가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를 찾았습니다. 독립생활연대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체로 그 곳을 이용하는 45명의 장애인 치과진료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화이팅'을 외치며 오늘 진료의 결의를 다지는 푸르메미소원정대원들
‘화이팅’을 외치며 오늘 진료의 결의를 다지는 푸르메미소원정대원들

오전 9시 반 미소원정대원들의 준비가 끝나기 무섭게 장애인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어느새 진료실은 휠체어로 가득찼습니다. 경기도 하남, 수원, 용인 등 멀리서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 속에 신속하게 검진이 진행됐습니다. 구강검진과 스케일링, 충치치료, 발치 등 기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졌고, 치아 상태가 심각한 분들께는 푸르메나눔치과로 오셔서 치료를 받도록 안내했습니다.

특히, 이날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가정으로 직접 방문하여 차로 모셔오고, 진료가 끝난 뒤 모셔다 드리는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따님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태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님께서 이동봉사를 도맡아 주셨습니다.

기본검진을 하는 장경수 원장과 일본인 미나씨
기본검진을 하는 장경수 원장과 일본인 미나씨

환자 중에는 장애가 심해 자유롭게 목을 가눌 수 없거나, 타고 오신 휠체어에 앉은 채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 분도 상당 수 계셨습니다. 3살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한 분은 앉거나 똑바로 눕는게 어려워 엎드린 채로 진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분은 “자리를 옮겨 치료 받는 것이 여간 힘들어 그동안 치과진료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7시간이 넘는 진료시간동안 의료진은 진료 받는 개개인의 자세에 맞춰 무릎을 꿇거나 다리와 허리를 굽혀가며 진료를 해야 했습니다. 진료하는 입장에서는 힘들고 고된 작업이지만 땀으로 뒤범벅된 의료진들의 얼굴은 여전히 밝기만 했습니다.

이금숙 원장과 박미혜 치위생사, 일본인 마코토씨가 한 팀을 이뤄 진료하는 모습
이금숙 원장과 박미혜 치위생사, 일본인 마코토씨가 한 팀을 이뤄 진료하는 모습

이날 푸르메미소원정대는 조금 특별한 봉사자가 있었습니다. 2009네팔미소원정대에 참가한 인연으로 꼭두새벽 전라도에서 기차를 타고 온 치과의사 이금숙 선생님. 그리고 70년대 청계천에서 빈민운동을 펼치신 것으로 유명한 노무라 목사님의 아들 마코토씨와 며느리 미나씨입니다.

마코토와 미나씨는 오늘 활동을 위해 휴가를 반납하고 멀리 한국까지 오셨습니다. 두 분은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의 ‘소통’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못하는 자기들이 진료에 배치되는 것 보다 치료기구를 소독하거나, 입안에 손전등을 비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그 일을 자청했습니다.

왼쪽부터 이금숙 원장, 마코토씨, 미나씨
왼쪽부터 이금숙 원장, 마코토씨, 미나씨

우리는 이가 아프면 으레 치과에 갑니다. 그리고 진료의자에 누워 의사의 지시대로 입을 벌리기도 다물기도 하고, 고개를 좌우로 바꾸거나 입을 헹구기 위해 앉다 눕다를 반복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환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큰 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손발이 자유롭지 않거나, 물을 삼키거나 뱉는 것이 어렵다면 이런 과정들이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료의자에 눕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불편한 일이라 치과에 가는 것 자체를 엄두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환자중심의 병원이라는 것은 어떤 대단한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고 중시되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날 이 활동이 환자가 중심이 되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푸르메재단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료가 모두 끝나고 중증장애인 독립생활연대 직원들과 함께
진료가 모두 끝나고 중증장애인 독립생활연대 직원들과 함께

* 글 / 사진 = 이명희 배분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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