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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황혜경씨 8년소송 끝 받은 9억 기부 [동아일보] 2006-05-30

▲ 황혜경 씨(왼쪽)와 남편인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 사진 제공 푸르메재단

외국에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여성이 8년간의 소송 끝에 받은 피해보상금의 절반을 민간 재활전문병원 건립비로 내놓았다.

푸르메재단은 백경학(42) 상임이사의 부인 황혜경(40) 씨가 최근 ‘콘힐 알리안츠’ 보험사에서 받은 107만5000파운드 중 소송비용을 제외한 보상금의 절반인 50만 파운드(약 9억 원)를 재단에 기부한다고 29일 밝혔다.

푸르메재단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재단 사무실에서 전달식을 열고 기부금으로 ‘황혜경 기금’을 조성해 민간 재활전문병원 건립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황 씨는 언론사에 다니던 남편 백 이사와 함께 1996년 독일로 해외연수를 간 뒤 1998년 6월 영국 스코틀랜드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글래스고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두통약을 지나치게 많이 먹은 채 운전하다 정신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에 부딪혔다.

두 달 반 동안의 혼수상태와 세 번에 걸친 왼쪽 다리 절단 수술 끝에 목숨을 건진 그는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1년 동안 재활치료를 받았다. 1999년 말 귀국해 국내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가해자가 황 씨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50만 파운드만 지급하겠다고 버텨 소송 기간이 길어졌다.

황 씨는 가해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전동 휠체어와 의족 등의 구입비용으로 우선 지급받은 보상금 1억 원을 지난해 재단에 기부했다.

그는 “국내 재활병원은 가난과 장애라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마음 놓고 치료받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며 “일반 시민은 물론 기업이 장애환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씨는 8년간의 재활치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말을 조금 더듬는 등 장애를 앓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