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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고 이종욱 총장 부인 가부라키 여사 “인술 펼치던 남편얼굴 생생”

고 이종욱 총장 부인 가부라키 여사 “인술 펼치던 남편얼굴 생생”

[국민일보 2006-11-13 23:49]

지난 5월 타계한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61·사진) 여사가 남편을 대신해서 수상하는 2006 파라다이스상을 위해 입국했다. 가부라키 여사는 13일 “상금 전액을 페루에서 활동중인 빈민 구호단체에 기부하겠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천주교 신자였던 가부라키 여사는 1971년 경기도 안양시 나자로요양원으로 자원봉사하러 가 한센병 환자를 돌보던 중 당시 서울대 의대생인 이 전 총장을 처음 만났다. 그는 “수녀가 될 생각으로 대한해협을 건넜지만 이 박사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들 부부는 남태평양 등 의료 소외지역과 국제보건당국 등을 누비며 지구촌 소외 이웃의 건강을 챙겼다. 가부라키 여사는 “이 박사가 각국 정상에게서 받은 성탄절 선물로 바자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러시아 에이즈 고아시설에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도 서울 동작구청장 직인의 주민등록증을 몸에 지니고 다녔으며,두부김치와 파전,순두부를 즐겼다고 가부라키 여사는 회상했다. 이 박사 전기는 WHO의 영국인 직원이 현재 집필중이라고 덧붙였다.

 가부라키 여사 자신도 2001년부터 페루에서 결핵 지원단체인 소시오스 앤 살루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뿌리칠 수 없었던 결핵 퇴치를 위해 빈민 여성들에게 뜨개질과 자수를 가르쳤다. 그 결과 연간 수입 10달러 미만이던 이들 빈민 여성들이 700달러 이상을 벌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가부라키 여사는 사별한 남편 못지않게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었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리며 서양화가 김홍주 교수와 푸르메재단 김성수 이사장이 함께 상을 받는다. 이 상은 파라다이스그룹 전낙원 창업주의 뜻에 따라 문화예술과 사회복지부문 공로자에게 포상하기 위해 1990년 제정됐다.

 가부라키 여사는 시상식 이튿날인 15일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남편을 찾을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