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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장경수’ “장애인 여러분, 아~하세요”

‘장경수’ “장애인 여러분, 아~하세요”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현재 서울 영등포에서 수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장경수 원장(42)은 곧 ‘투잡족’이 된다. 하지만 ‘세컨드 잡’으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7월18일 종로구 신교동에 문을 여는 푸르메나눔치과는 최초의 장애인 전용 민간 치과다. 책임을 지고 운영할 그를 포함해 참여를 밝힌 20여 명의 의사 모두 보수 없이 일하게 된다.

△ (사진/ 푸르메재단 제공)

장애인병원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푸르메재단의 백경학 이사와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인연이 시작이었다. 2004년 푸르메재단이 생길 때 도움을 요청받고 그는 매달 후원기금을 내는 후원자로 참여했고, 병원이 세워지면 참여하겠다는 데에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런데 갑자기 치과를 먼저 한다는 연락이 왔다. 장애인들에게 치과가 여러모로 시급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하니 양치질이 뜸합니다. 외출이 힘들어서 치과에 잘 안 가는데, 치과에 가도 치료용 의자로 옮기는 게 힘들고 하니 더 가기를 꺼리지요. 거의 모든 장애인들의 치아 상태가 안 좋습니다.”

그가 나서면서 병원비에서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없앨 수 있었다. “서울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보니 인맥도 넓고 해서 저한테 부탁한 거겠지요.” 그의 ‘부드러운 압력’이 먹혀들어 10여 명의 후배와 제자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참여를 표시했고, 알음알음으로 소식이 알려지자 10여 명의 ‘얼굴 모르는’ 사람들도 지원을 해왔다.

푸르메나눔치과는 보통 진료 시간보다 넉넉하다. ‘체어 타임’(한 환자가 치료받는 시간)이 15∼30분. 의사 한 명당 많이 보는 사람은 하루에 20~30명도 보는데 푸르메나눔치과에서는 최대 10~15명을 보려고 한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도록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진료비는 낮다. 정부 규정상 보험이 되는 진료비는 정해진 금액을 받아야 하는데, 그래서 보험이 안 되는 부분에서 장애인에게 이득이 크다. 보철이라면 금값, 기공비 정도로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치아 전체를 찍는 디지털 파노라마 등의 시설이 없어 진료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긴 하다.

입을 벌리면 다 똑같긴 하지만 어쨌든 특별하게 유의할 점도 있다. “자유스럽지 못하고 예측 불허인 경우가 있으므로 대비해야 하고, 치과 치료 자체를 무서워하므로 전문적인 장치가 있어야 하지요. 바로 옆에 휠체어를 놓고 바로 길게 뽑아서 쓸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져야 하고요. 그런 것에 대해 요즘에 토론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의 바람은 병원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다. “페이 닥터(급여를 받고 일하는 의사)를 쓰고 책임지는 사람이 생겨나면 좋지요. 그리고 공중보건의가 파견돼 일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문의 푸르메나눔치과 02-735-0025, 푸르메재단 02-720-7002, www.purm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