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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애자녀가 홀로 남겨진다면?

[Book]장애자녀가 홀로 남겨진다면?

<부모가 알아야 할 장애자녀 평생 설계>

일본만화 <메존일각>(타카하시 루미코 作)의 주인공 교쿄는 미망인이다. 남자 주인공 고다이의 청혼에 ‘나보다 단 하루라도 더 살아주세요’라고 답하며 남겨진 자의 슬픔을 진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떠나는 자라고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특히 바로 장애자녀를 둔 부모는 그 정도가 더하다. 평생을 뒷바라지 해온 자녀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설사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이 돌봐 준다고 해도 자녀에게 어떤 방식이 통하는지, 어떻게 해야 자녀가 안정감을 느끼는지 부모만큼 알 수 없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며, 만약 사고로 먼저 죽는다면 당장 돌봐 줄 이가 없이 부모를 잃었다는 깊은 상실감 속에 낯선 시설로 보내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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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장애 자녀 평생 설계>는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작스레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 간다. 그때 떠오른 것은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 빌리 레이와 이대로 죽는다면 아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누가 돌봐 줄까라는 걱정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미리 자녀의 평생 설계를 해두어야 함을 깨닫게 됐다. 그는 이후 오랫동안 장애인 신탁 업무에 종사하면서 많은 장애인 가족을 접하고, 중증복합장애 아들의 평생 설계를 실시했으며 그 경험을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전달한다.

아이의 꿈과 재능을 찾아 이를 직업과 주거에 연결시키는 방법, 직업을 얻을 때 연금과 비교해 더 좋은 고용조건을 찾는 방법, 유언장을 작성할 때 자녀의 재산상황에 따라 유산을 처리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서류를 열심히 준비하고 환경을 잘 마련해도 그것이 자녀의 외로움을 달래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저자는 미래설계의 최우선에 사람을 놓으며, 부모가 없을 때 자녀 곁에 있어 줄 사람들, 즉 자녀가 속한 공동체 내의 인간관계를 다지는 데 일찍부터 신경 쓸 것을 주문한다.

그가 추천한 최고의 인간관계 비법은 바로 자녀를 자주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 사람들이 내 아이에게 익숙해지면 장애인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이 개선되기에 자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부모가 알아야 할 장애자녀 평생 설계/페기 루 모건 지음/전미영 옮김/부키 펴냄/304쪽/1만4000원

머니위크 강인귀 기자  201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