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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두바퀴로 2천287km에 쌓은 장애어린이 사랑

 두바퀴로 2천287km에 쌓은 장애어린이 사랑

2013-09-08


(서울=연힙뉴스) 건국대 체육학과 4학년 황승환(29)씨는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며 모금한 430만원을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기금으로 지난달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2013.9.8 <<푸르메재단 제공>> vivid@yna.co.kr 건대 4학년 황승환씨, 자전거 전국일주로 장애아동 돕기 모금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두고 나서 실패감에 휩싸여 마음의 상처가 컸어요. 이후 장애아동들을 가르치며 오히려 제가 치유받았고, 그들에게 뭔가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일 푸르메재단에 따르면 건국대 체육학과 4학년 황승환(29)씨는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며 모금한 430만원을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기금으로 지난달 재단에 기부했다.

동기들은 취업 준비로 한창 바쁘던 지난 학기 황씨는 휴학계를 내고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자전거로 달리는 거리만큼 모금을 받는 ‘바이시클 프로젝트 1% 희망과 1% 나눔’이었다.

그가 자전거 모금여행에 나서게 된 것은 실패 때문에 위축됐던 자신을 치유해준 장애아동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축구선수였던 황씨는 꼬리뼈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두면서 여러 해 방황했다.

하지만 3년 전 장애인복지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황씨는 달라졌다. 몸이 불편한데도 해맑은 아이들을 보며 그는 삶의 다른 가치를 봤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저 자신에게 ‘나중에 성공하면 아이들에게 10%를 기부할 수 있어?’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부끄럽게도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그때 더 이상 나누는 일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렇게 자전거 한 대만으로 시작한 모금여행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황씨는 “국도도 거칠고 화물차도 위협적이라 ‘잘못 시작했구나’라는 생각이 수십번 들었다”며 “텐트나 침낭도 준비하지 않아 노숙하거나 24시간 패스트푸드점에서 새우잠을 잤다”고 말했다.

여행을 하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모금도 시작했다.

황씨는 “유명인이 아니어서 응원의 글은 많았지만 막상 기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그래도 후원자 42명이 있어 긴 여행이 외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 동심원을 시작으로 서해를 따라 제주도를 돌았고 다시 동해안을 거쳐 강원도를 가로질러 서울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복지시설 11곳을 돌며 봉사활동도 했다.

모금을 위해 무전여행을 하는 황씨를 대하는 주변의 반응은 그를 외롭게 하지 않았다.

돼지국밥집 주인 할머니는 국밥 한 그릇을 공짜로 말아줬다. 충남 서산의 한 의사는 황씨의 아픈 팔목을 진료비 없이 치료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5월11일부터 44일간 전국 2천287km를 혼자 달린 그는 42명으로부터 430만원을 모금할 수 있었다.

황씨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제가 몸 하나만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기부한 돈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