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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장애인 고용 ‘일석삼조의 선행’

[자본주의 뉴패러다임 공유가치경영] <5> 장애인 고용 ‘일석삼조의 선행’

2014-07-21

“자선 아닌 일자리 기회 제공… 고용 창출→홀로서기 도와요”
오뚜기 ‘굿윌스토어’에 제품 기증·임가공 위탁
SPC는 ‘행복한 베이커리…’ 통해 제빵 기술 전수
스타벅스도 열린 채용으로 제2 인생 설계 지원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작업장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오뚜기에서 기부받은 선물 세트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뚜기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1호점인 푸르메센터점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직접 만든 빵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SPC

“장애인 학교에 있을 때보다 훨씬 좋아요.”

18일 오후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에서 만난 김동민(가명·23)씨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김씨가 매장 옆 작업장에서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 맡은 업무는 오뚜기에서 기부 받은 선물세트를 포장하는 일.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노동이지만 2급 지적 장애인인 그에게는 가족에게 매월 월급봉투를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한 직업이다. 김씨가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에서 일한 지도 벌써 3년째. 장애인 학교 재학 시절인 2011년 담당교사의 소개로 맺은 인연은 “나도 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복을 안겨줬다.

2011년 4월 문을 연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은 장애인들에게 ‘자선’이 아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미래형 직업재활시설로 꼽힌다. 김씨를 비롯한 지적장애인 34명과 자폐 장애인 11명 등 총 52명의 장애인이 각지에서 수집한 의류나 가방 등을 손질하거나 기부 물품을 포장해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재탄생시킨다. 연간 기증 받는 물량만도 수만점 규모다. 2011년 33만4,314점에서 지난해 68만5,002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수익은 19억원에 달한다. 굿윌스토어는 수익금 전체를 다시 장애인 고용 증대에 쏟아 자선이 아닌 기회를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매장 안팎에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이 일자리를 마련해주며 장애인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데 가장 큰 조력자이자 동반자는 오뚜기다. 2012년 6월18일부터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은 물론 도봉점에 자사 주요 선물세트의 조립 작업 임가공을 위탁해 장애인 자립을 돕고 있다. 또 연 2회 자사 임직원들로부터 거둔 생활용품이나 의류 등을 기증, ‘일자리 창출→장애인 고용 확대→장애인 홀로 서기’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단순히 일회성 금전적 지원이 아닌 장애인이 자립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굿윌스토어를 알게 됐다”며 “오랜 고민 끝에 2012년 6월부터 제품 기증, 임가공 용역위탁 후원, 사내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자원봉사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6월까지 지난 3년간 오뚜기가 기부한 제품만도 6억원어치로 150만 세트가 장애인 손에 포장돼 판매됐다. 사내 물품 기증 캠페인으로 전달한 의류·문화용품·잡화 등 물품만도 1만8,000점에 달한다. 임가공 작업과 중고품 수선, 진열·판매 장애인 점심 배식 지원 등 매년 100여명의 오뚜기 임직원들이 자원봉사에 참여 중이다.

박경호 굿윌스토어 총괄국장은 “오뚜기의 선물세트 조립 작업 임가공 위탁은 17명의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준다”며 “장애인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오뚜기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에 일하는 장애인의 96%가 중증 장애인으로 오뚜기는 장애인 고용확대를 넘어 이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SPC그룹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 장애인 고용 확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있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기업·민간단체·복지시설이 협력해 각자의 재능을 투자하는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 2012년 9월 79㎡(24평) 규모로 경복궁역 근처에 문을 연 1호점의 경우 푸르메재단이 장소 제공과 운영을, 애덕의집 소울베이커리가 장애인 직업교육과 제품 생산을 담당했다. SPC그룹은 인테리어와 설비, 자금은 물론 제빵 교육과 기술 전수,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 등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서울시와 푸르메재단 등과 손잡고 ‘장애인 취업 및 자활 지원사업 공동협력 협약’을 맺으면서 공유가치경영(CSV)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서울시가 각종 행정지원은 물론 매장 공간확보를 맡고 SPC그룹이 인테리어·설비·자금지원·제빵교육을, 푸르메재단이 사업 운영을 하는 구조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1호점을 비롯해 서울시 인재개발원점과 서울시립은평병원 등 5개 점포가 있고 SPC그룹은 이들과 협조해 내년까지 10개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 채용된 직원들은 2012년 4월 설립한 장애인 직업교육시설 ‘SPC&소울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에서 제빵·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매장에서 일한다”며 “장애인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립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을 공공기관·복지시설 등과 함께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열린 채용’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경력단절 여성·노인 등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제2의 인생’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 지난해 9월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력에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18명의 리턴맘 1기를 시작으로 올 5월까지 42명의 경력단절 여성이 직장인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201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 고용증진 협약’을 체결하는 등 2007년부터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96명의 장애인들이 근무 중이다.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