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바리스타가 될 거예요!

[6월 공감]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장애청년 바리스타의 꿈에 공감하기


오전 8시,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센터를 통틀어 제일 먼저 출근 도장을 찍는 곳, 행복한베이커리&카페입니다. 매일 아침 향긋한 커피와 구수한 빵으로 문을 엽니다. 입사 4년 차 장애인 바리스타 구정환 씨(31)가 테이블 정리부터 빵 진열까지 손님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종로점의 장애인 바리스타 구정환 씨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종로점의 장애인 바리스타 구정환 씨

손님을 반기는 당찬 목소리


“안녕하세요. 행복한베이커리&카페입니다!” 첫 손님이 들어서자 힘찬 목소리로 외칩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구정환 씨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뭘 마실까 망설이던 손님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자 “머그컵에 드릴까요? 일회용 컵에 드릴까요?”라고 묻습니다. 계산을 빠르게 마치고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뚝딱 내옵니다. “빨대는 저쪽에 있어요. 맛있게 드세요!”


음료 주문을 받고 있는 구정환 씨
음료 주문을 받고 있는 구정환 씨

가장 자신있는 음료는 딸기라떼와 깔라만시에이드, 바닐라라떼입니다. 구정환 씨는 판매하는 모든 음료의 제조법을 줄줄이 꿰고 있습니다. 매년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직원들과 실력을 겨루는 바리스타 대회에 참가해 실력도 꾸준히 키워왔다고. “제가 선보인 바나나땅콩라떼는 아쉽게 장려상을 받았지만, 서초점 직원들과 같이 만든 진저시나몬라떼는 우승을 했었어요.”


잠시 주문이 없는 사이, 컵홀더를 채워 넣고 물컵을 치웁니다. 마침 음료를 다 마신 손님이 자리를 뜨자 안녕히 가시라며 꾸벅 인사하는 것도 구정환 씨의 몫. 2년 선배 김윤우 씨가 마감 전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을 알려주자 포스트잇에 메모하고 혹여 잊을까봐 끊임없이 되뇝니다.


바빠서 행복한 바리스타


“점심과 오후에 손님들이 많이 올 겁니다.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장시간 서있느라 힘들 법도 한데 시종일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입니다. 예상대로 12시 30분을 넘기자 가장 만들기 어렵다는 인절미빙수부터 각종 음료를 만드느라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푸르메센터 직원들, 아이 엄마, 장애인 이용자, 인근 직장인들까지. 카페는 어느새 시끌벅적한 사랑방이 됩니다.


구정환 씨가 만든 아이스 바닐라라떼
구정환 씨가 만든 아이스 바닐라라떼

1시 30분이 되자 테이블 걸레질을 멈추고 “브레이크타임 갔다 오겠습니다”라며 앞치마를 벗고는 도시락을 들고 4층 식당으로 향하는 구정환 씨. 어머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후, 오후 업무 시작을 알리는 휴대폰 타이머를 켜놓은 채 카페 서재에 꽂힌 잡지 한 권을 읽습니다. 2시 10분, 알람이 울리자 앞치마를 입고 다시 업무를 시작합니다.


휴대폰 타이머를 켜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구정환 씨
휴대폰 타이머를 켜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구정환 씨

손님으로 온 푸르메센터의 한 직원에게 손편지를 건넵니다. 평소 인사를 주고받는 친숙한 손님들에게 안부를 묻는 편지를 써서 건네곤 하는데 말미에 ‘점심이나 오후 시간에 한가하시면 꼭 커피 마시러 오세요!’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기억력이 비상해 푸르메센터 직원들이 평소 주문하는 음료 종류와 개수도 기억한답니다.


오늘도 ‘최고’가 되기 위해


오후 5시가 넘자 북적북적했던 카페도 한산합니다. 못 다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중 손님이 치킨브리또를 주문하자 포스에 입력을 하고나서 음식 제조에 돌입합니다. 이어 구슬땀을 흘리며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테이블과 의자 구석구석 비질을 하느라 훌쩍 7시를 넘깁니다.


마감 시간에 맞춰 정리정돈을 하고 있는 구정환 씨
마감 시간에 맞춰 정리정돈을 하고 있는 구정환 씨

구정환 씨와 함께 일해온 한경수 점장은 “처음에는 업무에 적응하기 어려워했었는데 반복 훈련을 통해 수행 능력이 많이 향상됐어요. 굉장히 성실한 직원이에요. 제발 좀 쉬라고 휴식 시간을 따로 내줄 정도로 쉴 틈 없이 일을 합니다. 저녁에는 아령을 들고 주말에는 혼자 등산도 하면서 체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가하실 때 커피 드시러 오세요!”
“한가하실 때 커피 드시러 오세요!”

푸르메재단이 SPC그룹·서울시·소울베이커리와 협업해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베이커리&카페. SPC그룹 정직원인 구정환 씨는 매달 받는 급여로 부모님한테 용돈을 드리고 친구들에게 밥과 커피를 사줄 수 있어 기쁘다고. 현재 장애청년 12명이 종로점·서초점·고덕점·시청점·상암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행복한베이커리&카페에서 계속 일하면서 최고의 바리스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손님이 많이 찾아줄 때 가장 뿌듯하다는 구정환 씨는 오늘도 당신을 위한 커피 한 잔을 정성껏 내립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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