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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삼건축 G.Style] 인터뷰 –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

[인터뷰]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

Interviewer_홍보팀 정진선 Date_2016.02.24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국내 최초로 시민, 기업, 지자체와 간삼건축의 설계 재능 기부로 장애어린이를 위한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준공되었습니다. 곧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개원을 앞둔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님께 소감과 소회를 들어보았습니다.

1. 간삼건축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 시민 등의 기부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다음달 개원하는데요, 재활병원을 설립하신 취지가 무엇인가요?

재활병원을 설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1996년, 당시 기자였던 저는 ‘독일의 통일’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 뮌헨에서 가족과 함께 2년동안 머물렀습니다. 귀국 한 달을 남겨놓고 추억을 만들자며 떠난 영국 여행에서 아내는 다리를 절단하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3번의 수술과 3개월 넘게 혼수상태에 있었던 아내는 영국에서 100일 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독일로 이송되어 1년 반 동안 치료를 받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당시 국내 재활병원은 국립재활원과 신촌 세브란스 병원 두 개뿐이어서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치료가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재활병원을 설립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재활환자는 질병이나 사고로 생기게 되는데, 후자의 경우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굳어 혼자 생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실제로 병원을 다녀보니 재활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특히 어머니들은 아픈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칩니다. 제가 아는 분이 10년 연애 끝에 결혼을 했는데 첫 아이가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아이와 엄마는 서울로 와서 입원 치료를 하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 아빠는 지쳐 결국 이혼을 했습니다. 엄마는 결국 집을 팔고 전세를 전전하다 수급자가 됐습니다. 첫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되면 대개 절반은 이혼을 합니다. 그런 안타까운 모습들을 보면서 재활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병원이 지어져 잘 운영되면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가정도 버틸 수 있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재활병원의 롤 모델을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직접 유럽의 병원들을 보시면서 한국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 있는 재활병원을 각각 10여 곳씩 다니면서 보았습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한 곳도 없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일본은 202개, 독일은 140개로 0대 140의 수치상에서 보여주듯이 어린이 재활병원의 수치가 곧 선진국의 척도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생겼습니다. 오스트리아, 독일 등 어느 병원 못지않게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부모와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서 성심 성의껏 다가가는 소프트웨어가 제도적으로도 뒷받침 되면 더 좋겠지요.

3. 설계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요구하신 사항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실현이 잘 되었나요?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에게 편하다’가 핵심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이 편하고, 걷기 좋고, 앉기 좋으면 모든 이에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원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를 없애고 유치원 같은 병원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실제로 병원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수납 진료실이 맞이하기보다 따뜻한 컬러와 열린 공간이 느껴집니다. 치료하는 아이들도, 마음 고생이 많은 어머니들도 함께 치유할 수 있도록 1층을 독일의 Hof(독일의 광장, 뒷마당, 축제가 열리는 뒷마당)처럼 계획하고, 열린 예술 치료실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그 곳을 아이와 어머니들이 여가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입원실이 있는 5, 6층에도 어머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4.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서 왔고 드디어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장애어린이의 재활치료와 사회복귀를 위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특별히 제안한 공간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용 방향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장애 어린이들은 병원에서 재활치료가 끝나면 가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어린이들은 다시 집안에 갇혀 있게 됩니다. 그 중에서 치료를 잘 받으면 사회에 나가 직업을 갖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지하 2층에 공간을 마련해 장애 청년들을 위한 직업훈련센터를 만들어, 사회적 기업과 함께 하는 작업장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전동 휠체어를 만드는 회사와 정형신발을 만드는 기업 등의 유치를 위해 생산라인을 만들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5. 마포구청에서 부지를 기부 받고 어린이재활병원이 세워진다고 알려졌을 때 지역 주민의 반대는 없었나요?

재활병원이 들어선다고 알려졌을 때, 지역 주민의 반대가 무척 심했습니다. 시민 공청회 당시 일부 주민들은 장애어린이로 인해 자기 자녀들이 나쁜 것을 배울 수 있고 교통이 혼잡될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동의를 얻었고 지역 주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병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수영장과 체육관, 문화센터, 도서관을 지역주민과 아이에게 개방하고,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간삼건축이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면 재단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6. 현상설계 안에서 최종 안을 비교해 보면 여러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공간이 추가되거나 인테리어가 바뀌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우신지 궁금합니다. 또, 아쉬운 점은 없으신지요.

충분히 요구가 반영되었고 90%이상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많은 공부를 했는데 결과물은 시간에 쫓겨 놓치게 된 점이 다소 있어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옥상정원은 유지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와 우리의 이상적인 요구사항이 합해진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업재활센터 등의 공간이 추가되고 치료실과의 이해관계가 물려 점점 여유 공간이 좁아졌습니다. 기존 병원보다 쾌적하지만 우리가 봤던 유럽 병원과는 또 다른 형태가 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7. 앞으로 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됨으로써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입니까?

병원은 어린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원하고 환경은 어떠한지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직업재활센터를 연계하고 그 후에도 연결고리를 가져야 합니다. 앞으로 선진국처럼 숫자가 늘어나길 바라며, 어린이재활병원이 생긴다면 조언을 아끼지 않아 더 훌륭한 병원이 나올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1만명의 시민, 500개의 단체와 기업이 십시일반으로 개미군단처럼 만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세워졌습니다. 사회의 많은 관심이 계속 이어져 30만명의 장애아들이 걱정 없이 치료받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경학 상임이사 (前 동아일보 기자)
연세대 사학과. CBS에 입사한 뒤 한겨레신문과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6년부터 3년간 독일 뮌헨대 정치학과 (게슈비스터 숄 인스트튜트 GSI)에 초빙 연구원으로 수학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주) 대표를 지냈다. 2010년 연세사회봉사대상을 수상했고 동아일보가 선정한 ‘2020년을 이끌어갈 100인’에 선정되었다.

기부참여문의: 02.720.7002  www.purme.org

출처 : http://www.gansam.com/g_style/time_view/index/59/?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