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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日 202곳 vs 韓 1곳’…1만명 기부로 어린이재활병원 개원

 ‘日 202곳 vs 韓 1곳’…1만명 기부로 어린이재활병원 개원

2016-04-28

민간 자원으로 국내 첫 통합 어린이재활전문병원
병원 부족해 두달에 한번씩 옮겨… ‘재활난민’ 초래
소아재활치료수가 조정·정부 지속적 재정지원 필요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전국 30만명에 달하는 장애 어린이의 재활을 돕는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 국내 최초 장애 어린이를 위한 통합형 어린이 재활전문병원이 28일 문을 열었다. 적게는 1000원부터 1만원까지 기부한 시민 1만여명의 자발적인 참여와 국내 500개의 민간기업들로부터 기탁받은 후원금을 차곡차곡 모아 11년 만에 일궈낸 소중한 성과다.

그러나 병원 개원 이후 문제가 산적하다. 낮은 소아재활치료수가와 미미한 정부지원, 일반 병원급에 비해 적은 환자 수로 적자가 불가피해 공적 영역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없이는 병원 운영이 힘들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재활병원 운영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어린이재활전문병원 ‘日 202곳 vs 韓 1곳’

이날 문을 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연면적 1만 8557㎡(5560평)에 지상 7층, 지하 3층, 입원 병상 91개 규모로 건립됐다. 지난 2004년 푸르메재단 창립발기인대회를 거쳐 이듬해 재단을 설립한 이후 꼬박 11년이 걸렸다.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 전문병원은 국가나 공공기관의 주도가 아닌 바로 민간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병원건립기금은 고(故) 박완서 소설가를 비롯해 정호승 시인, 성악가 조수미, 가수 션, 이지선 작가, 축구선수 이근호 등 시민 1만여명을 비롯해 넥슨 컴퍼니(200억원 지원)를 포함한 500여 개 기업·단체들의 동참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병원 건립금 440억원 중 325억원을 모금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어린이재활병원이 공공 부문이 아닌 민간 자원으로 건립됐다는 점이 부끄럽고 반성해야 할 점”이라며 “현재 서울시서 위탁운영 중인 시립병원 6곳의 한해 적자만 5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어린이재활병원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재 국내에서 장애를 지닌 소아청소년(0세~19세)의 등록 인구수는 약 10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등록되지 않은 장애소아청소년을 합하면 약 30만명의 어린이가 장애를 겪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미한 재활의료 지원과 수익성을 이유로 어린이재활전문병원은 설립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어린이재활전문병원이 현재 일본 202개, 독일 140개, 미국 40개가 있는 것과 대비된다.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은 “장애 어린이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재활 관련 치료시설에서 대기하는 기간은 최소 수개월에서 2년여가 소요된다”면서 “잘못된 제도와 수가 책정으로 한 병원에서 2~3개월 정도 치료하면 또 다른 병원을 찾아 아픈 아이를 데리고 전국을 유랑하는 이른바 ‘재활난민’을 초래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수가 조정·정부지원 시급

그동안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정부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마포구는 푸르메재단과 지난 2011년 지원 협약을 체결해 상암동 병원 부지 93억원을 제공했다. 서울시는 건축비 일부와 의료장비 85억 원을 지원했으며, 보건복지부는 기자재 비용 15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 초기 운영 비용 1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치과·소아청소년과 등 4개의 진료과, 신체영역치료실 등 병원 운영이 본격화되면 매년 30억원의 적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병원측은 예상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부 뿐만이 아니라 지원체계 제도화 및 관련 법률 제정 등 운영을 현실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아동 치료 지원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명옥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이사장)는 “현재 소아재활치료 수가로는 아동재활병원은 적자를 감수하지 않고는 운영할 수 없으며, 뇌성마비 등에 대한 정부지원도 인색한 상황”이라며 “어린이 재활치료 수가를 조정하고 추가적인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시 정부 재정지원, 뇌성마비의 희귀난치성질환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에 참석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장애어린이들에게 통합적인 의료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건강보험 수가를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기덕 기자 kiduk@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11&newsid=03276726612620712&DCD=A00701&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