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장애아 다시 세운다”… 국내 1호 자부심

 [의료기관 탐방-넥슨어린이재활병원]

“장애아 다시 세운다”… 국내 1호 자부심

2016-06-01

임윤명 원장은 1호 어린이재활병원으로서 장애아동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비전이 여러 사람을 모으고, 힘들 것이라 여겼던 일을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을 넘어 놀라운 일입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장애 어린이를 위한 국내 최초 민간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임윤명(사진) 원장. 임 원장은 “장애아가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기진단과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아동의 경우 재활치료의 효과가 성인에 비해 월등히 좋은 편이기 때문에 사회가 나서서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도록 돕는다면, 1을 투자해 3의 효과를 얻는 수준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푸르메재단이 국내 재활병원 중 어린이를 위한 병원은 없다는 것에 착안해 건립이 추진됐다. 지난 2010년부터 약 1만여명의 시민과 500여 기업과 단체, 지방자치단체의 기부로 지상 7층, 지하 3층, 71개의 입원병상을 두고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치과까지 4개의 진료과가 아이들의 치료와 재활을 담당한다. 재활의학과에서는 뇌성마비어린이를 진료하고, 정신건강의학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에 대한 집중치료를 제공한다. 또한 장애 아이들과 가족을 대상으로 치과와 가정의학과 진료도 실시한다. 4개의 진료과로 병원 문을 연 이유에 대해 임윤명 원장은 “어린이의 특성상 복합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자주 아프기 때문에 재활치료와 더불어 가정의학과, 치과 등의 지속적인 진료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특징은 아이들을 최대한 배려했다는 점이다. 병원을 들어서면 넓게 자리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료를 받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유모차나 휠체어가 쉽게 드나들고, 장애 어린이들이 활동하기에 편리하도록 했다.

또한 장애 어린이들과 병원을 찾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도 갖췄다. 병원 1층에는 어린이도서관을 마련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행복한 베이커리’도 눈에 띈다. 특히 병원 지하 1층의 수영장과 다양한 체육시설은 병원을 찾는 장애 어린이들과 가족, 모든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병원의 특성을 살린 시설도 강점이다. 재활치료를 넘어 장애인들이 사회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장애인들의 직업재활훈련을 위한 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가야할 길이 멀다. 임윤명 원장은 “소아재활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고 성인재활에 비해 진료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따라서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며 사회적 관심과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임 원장은 “민간 재단과 여러 시민, 지자체 등 많은 분야의 십시일반으로 어린이재활병원이 문을 연 것은 그만큼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어린이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금도 장애어린이 부모들은 내 아이를 치료해줄 병원을 찾아 전국을 전전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설명한 임 원장은 “앞으로 어린이재활병원이 전국 곳곳에 더 많이 세워져야 한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1호 어린이재활병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장애아동을 위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