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강영준 기부자 인터뷰
2017년부터 매년 100만 원을 보내온 기부자가 있습니다. 벌써 8년째, 정해진 날도 시간도 없이 깜짝 선물을 보내온 이는 ‘강영준’ 기부자입니다. 어떤 연유로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을 한 해도 잊지 않고 꼬박 기부하는 걸까요? 그를 IT 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에서 만났습니다.
강영준 기부자
“안녕하세요. 저는 한 게임회사에 14년째 다니는 ‘판교 직장인’ 강영준(40)입니다. 사업, 마케팅, 협업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첫 기부는 할머니가 다니던 절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돕자는 생각보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요. “그래서였는지 할머니께서 건강이 좋지 않아 절에 나가지 않게 된 후 기부 동력을 잃었어요.”
좀 더 의미 있는 나눔을 할 곳을 찾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푸르메재단입니다. “과거에 어머니 권유로 푸르메재단에 소액을 기부한 적이 있어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정도는 알고 기부하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광고보다 실질적인 사업에 집중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기부처를 다시 찾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난 것 같아요.”
강영준 기부자는 일상에서 장애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장애 유튜버가 ‘세상 밖에 나가게 되면서 삶이 즐거워졌다’고 말하는 걸 듣고 생각해 보니 주변에서 장애인을 만난 적이 거의 없더라고요. 바꿔야 할 건 많지만 우선 건물 경사로나 저상버스, 장애인 콜택시를 늘리는 등 기존에 있는 거라도 잘 활용한다면 장애인들의 삶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에게 기부란 ‘꼭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모아서 나누는 것’이랍니다. “한 해 중 여유가 있을 때 기부를 해요. 100만 원쯤은 없어도 살겠다 싶을 때요. 그렇게 하고 나면 비로소 할 일을 끝낸 것 같고 왠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란 게 어디 있나요? 나누고자 하는 강영준 기부자의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이겠지요.
“좋은 사람인 척하려고 기부했는데, 어느새 좋은 사람이 돼 있더라”는 말을 푸르메재단의 한 기부자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 ‘습관처럼’ 한 일들이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답니다. 진심을 강조하다 보면 시작하기조차 어렵거든요. ‘그냥’ ‘연말이니까’ ‘생각난 김에’ ‘착한 사람들이 한다는’ 기부 한번 시작해 보세요. 그런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글, 사진=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