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원정대] 나눔으로 활짝 핀 미소

여름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던 8월의 어느 평일 오후. 서울 효자동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서 15분여를 걸어 서촌의 조용한 골목길에 다다랐습니다. 줄줄이 늘어선 단독주택 가운데 유일하게 간판을 단 이층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라파엘의 집’. 혼자 몸을 가누기 힘든 중증장애 아이들의 삶의 보금자리 입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는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입을 벌리거나 물을 뱉지 못해 이를 닦일 때 어려움이 많아요. 입안 구석구석 닦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마음이 놓이진 않죠.” 라파엘의 집 선생님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에 봉사자들은 진료준비를 서두릅니다.




▲ 우는 아이를 달래며 입안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 푸르메미소원정대.


 10평 남짓한 방에 꽤 그럴싸한 간이치과가 차려졌습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재민이가 선생님에게 몸을 의지한 채 봉사자들을 향해 다가옵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검진이 시작되기도 전에 울음을 터트리는 재민이. 낯선 목소리와 손길이 불안한 기색입니다.


“안녕. 반가워. 우리 같이 아~ 해볼까?” 봉사자들은 당황하지 않고, 발버둥 치며 우는 재민이의 입안 구석구석을 능숙하게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움에 입을 굳게 다문 아이들의 구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고군분투하길 하길 한 시간, 봉사자들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치아 상태가 양호해 불소도포 등 간단한 예방치료를 받았습니다.




▲ 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며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푸르메미소원정대.


 진료를 보던 1층에서 2층으로 자리를 옮기자, 거동이 힘든 아이들이 휠체어에 앉아 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체·언어장애가 있는 주영이와 성영이는 잇몸질환이 있어 스케일링이 필요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을 번쩍 안아 푸르메미소원정대 차에 태웠습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푸르메치과로 이동하기로 한 겁니다.


무서울 법도 한데 씩씩하게 치료를 받고, 활짝 웃어 보이기까지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봉사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 푸르메치과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환한 미소로 화답하고 있는 아이.


“고마워요. 잊지 않고 다시 와줘서 고맙습니다.” 라파엘의 집 선생님들은 여러 차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가 아이들에게 미소를 되찾아 줄 수 있었던 건  나눔의 손길을 건네준 이들 덕분입니다.


이날은 푸르메미소원정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고범진 키즈웰치과 원장이 봉사자로 나섰습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치과를 휴진하고 아이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치아 상태가 좋아서 다행이에요.(웃음)” 진료를 마친 그는 그 누구보다도 뿌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날은 치위생사 박수지 씨, 치의학대학원 준비생 조현규 씨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고범진 원장처럼 푸르메미소원정대, 푸르메재단을 통해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두 사람은 “작은 나눔을 통해 커다란 행복을 얻어 간다”며 “여건이 되는 한 계속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푸르메미소원정대 고범진 치과의사(가운데)와 조현규(왼쪽)·박수지(오른쪽) 자원봉사자.


소중한 분들의 따뜻한 손길로, 장애 아이들의 미소가 활짝 폈습니다. 나눔의 길에 항상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는 앞으로도 치과에 가기 힘든 장애인들을 찾아가 환한 미소를 선물할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신한은행과 함께합니다.


*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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