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재 가족의 잊지 못할 가족여행

[SPC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참가자들


푸르매재단은 SPC와 함께 장애어린이 가족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0 가족이 참여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 동안 절물휴양림, 성산일출봉, 아쿠아플라넷, 천지연폭포, 여미지 식물원, 제주민속촌 등 제주의 관광명소를 누비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승재 가족의 생생한 여행 후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설레는 마음 안고 제주로!


제주도!! 일상에 지친 생활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힐링의 대명사 같은 곳이죠. 저에게도 그랬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입원생활과 재활치료는 8년 째 계속되고 있고, 끝을 알 수 없기에 더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 생각하던 찰나 푸르메재단과 SPC가 함께 하는 장애어린이 가족을 위한 제주여행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잖아요. ‘설마 되겠나’ 하면서 신청을 했는데, 세상에 저희 가족이 선정이 된거예요! 푸르메재단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너무나 기뻐서 아이랑 끌어안고 한참을 좋아했습니다.


아이와 여행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설렘도 즐거웠습니다. 여행 날이 가까워질수록 주최 측의 준비가 더욱 치밀해지고 꼼꼼해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택배로 보내주신 단체복과 우비, 자세한 안내책자까지 정말 세심하게 준비하실 걸 보고 감탄했어요. 자세한 여행일정은 물론이고 숙소정보와 식사메뉴 안내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모두들 이렇게나 신경을 쓰고 계시는구나 싶어 든든하고 마음이 놓였답니다.


대망의 5월 27일,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 김포공항 만남의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열 가족이 모였는데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장애아동의 가족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기에 낯설어도 낯설지 않는 편안함이 있었죠. 제 아이보다 큰 형, 누나들도 여럿 있었고 더 어린 아가들도 있더군요.


모두에게 힘든 현실을 떠나 쉼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아이는 처음 타는 비행기에 들떠서 연신 창밖을 쳐다보다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하다가도 승무원 누나가 지나가면 눈을 못 떼고 쳐다보더라고요. 쪼그만 게 예쁜 건 알아가지고....


천혜의 자연에서의 힐링!




▲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가 가족들


그렇게 짧은 한 시간여의 비행 후 마침내 제주도에 도착! 햇살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여행하기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비라도 왔다면 휠체어 타고 이동하는 우리 아이들이 좀 힘들었을 텐데 2박 3일 동안 우리 모두를 돕듯 날씨가 너무나 좋았답니다.


맛있는 오분자기 뚝배기로 제주도에서의 첫 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이 향한 곳은 절물휴양림이었어요. 고요하고 평안했던 그 곳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늘로 쭉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거닐면서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쉬며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휴양림에서 나와 도착한 숙소는 켄싱턴리조트. 바다가 보이는 방에 조경도 예뻐서 아주 좋았습니다. 저녁식사 후 홀에 가족들이 모여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여행소감을 말하는 시간도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더욱 좋았던 건 SPC에서 준비한 간식! 과자, 빵, 과일, 초콜릿, 주스, 커피까지 한 짐씩 안겨주시는데 깜짝 놀랐어요. 뜻밖의 선물에 기분도 좋았고요. 식품회사라 그런지 음식 인심이 아주 후하시더라고요! 여행하며 다녔던 음식점들도 정말 맛있었고 만족스러웠어요. 어쩜 그렇게 맛있는 집들을 쏙쏙 고르셨는지, 아마 가족끼리 개별여행을 갔었어도 그렇게 잘 먹고 다니진 못했을 거예요.


처음 만져보는 바닷물!




▲ 제주 해변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는 참가 가족들


다음날은 성산일출봉과 아쿠아플라넷을 방문했어요. 보행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지라 일출봉을 오르기는 좀 어려웠지만 바로 옆 낮은 언덕에 올라 제주 바다를 원 없이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넓은 바다를 마주하니 말 그대로 가슴이 탁 트이더군요. 이런 시간이 얼마만 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근처 표선해변도 참 예뻤어요. 거기서 아이가 난생 처음 바닷물을 만져봤는데, 찰랑이며 밀려오는 파도를 너무나 좋아하더라고요. 신기해하며 바닷물을 만지는 아이의 행복한 얼굴에 저도 행복해졌답니다.


저녁식사는 표선해변을 바라보며 회 정식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제주 광어가 맛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렇게 담백하고 신선할 줄이야. 정말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치킨!! SPC와 푸르메재단의 인심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어 숙소에서 퇴실을 하고 천지연폭포로 향했습니다. 폭포소리가 어찌나 시원하고 우렁차던지, 그 폭포소리에 온갖 근심과 걱정을 다 쓸어보냈답니다.


맛있는 갈치조림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여미지식물원을 들렀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창밖으로 멀어지는 제주를 내려다보니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눔과 상생의 의미!




▲ 생일을 맞은 참가 아동을 위해 열린 깜짝 축하파티


아픈 아이를 데리고는 집 앞 마트도 편하게 가기 힘든 현실인지라 이번 제주도 여행도 큰맘 먹고 왔거든요. 함께 온 푸르메재단과 SPC 선생님들이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돌봐주셨고, 모든 곳에서 이동이 힘들지 않도록 땀흘려가며 최선을 다해 도와주신 덕분에 정말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또 저희 아이는 경기를 언제 할지 모르는 아이라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내내 조심스러웠는데, 믿음 가는 의료진 선생님이 함께 다니시며 무슨 일 있으면 밤이든 낮이든 바로 전화하라하셔서 그것도 정말 마음이 든든했답니다. 덕분에 아무 탈 없이 여행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요. 수년간의 노하우가 쌓인 진행팀의 행사 진행도 정말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아픈 아이들인 만큼 병원이송 등 긴급 상황을 대비해 차량을 한 대 더 운용해 함께 다니셨다고 하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배려까지 정말 감동했습니다.


푸르메재단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SPC 직원들 한 분 한 분이 어찌나 아이들을 예뻐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시는지, 세상에 이런 분들만 계시면 장애 아이들이 살아가기가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푸르메재단과 SPC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입장이지만,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 푸르메재단에 소액이지만 정기기부를 하고 있답니다.


아픈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생각지도 못했을 일들을 겪으며 살고 있지만, 그 덕분에 이렇게 나눔과 상생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됩니다. 이런 깨달음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지겠죠.


평생 잊지 못할 아이와 함께 하는 생애 첫 가족여행을 선물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로 우리 아이 건강하고 바르게 키우겠습니다.


*글= 신혜정 간사 (나눔사업팀)

*사진= 김요한 간사 (나눔사업팀), 고현주 대리 (S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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