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섹션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집밥을

[착한가게를 가다] THE 맛있는 밥집

 

강남구 청담동.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을 나오면 국내외 유명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거리에 밀집해 있습니다. 의류, 가방, 화장품 등 화려한 명품들이 진열된 쇼윈도가 펼쳐집니다. 그 사이로 명품의 메카로 통하는 거리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밥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THE 맛있는 밥집.’ 집에서와 같은 한 끼 밥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선뜻 끌어들이는 곳으로 들어섰습니다.

점심을 고민하다 밥집을 창업하다

간판의 큼지막한 글씨가 돋보이는 THE 맛있는 밥집의 첫 인상은 세련되고 깔끔했습니다. 나무 테이블과 곳곳에 비치된 소품들이 멋스러움을 더했습니다. 바쁜 점심 시간이 지나고 잠시 한가해진 시간, 운영을 총괄하는 김진희 공동대표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2014년 5월에 문을 연 THE 맛있는 밥집은 김진희 공동대표의 남편인 황선엽 대표의 ‘점심 메뉴 고민’에서 탄생한 곳입니다. 무역업을 하는 황선엽 대표는 여느 직장인처럼 점심 때 뭘 먹을지를 매일같이 고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먹을 곳이 마땅찮다는 것. 청담동의 특성상 골목 한쪽 구석에 숨은 음식점을 찾아 헤매야 했던 터라 밥집을 차리겠다는 구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습니다. 상가 지하층에 놀부보쌈 창업주인 오진권 대표의 도움을 받아 꿈꾸던 밥집을 열었습니다.

가장 환영하던 사람들은 명품거리의 직장인들이었습니다. 근처에 밥 먹을 곳이 생긴 덕분에 점심 메뉴에 대한 고민이 단번에 해결되었습니다. 점심에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기다리는 것은 기본. 늘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점심에 비해 손님이 적었던 저녁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부담 없이 “여기서 식사합시다!”

항상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은 물론, 누구나 편하게 와서 먹을 수 있는 밥집이라는 컨셉에 따라 가격에 대한 부담을 낮추었습니다. 식사부터 요리까지 음식의 가짓수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며칠에 한 번꼴로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이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메뉴를 계속해서 부단히 늘려가고 있는 덕분입니다. 또 손님이 직접 와인을 갖고 올 경우 받는 요금인 와인 콜키지(Corkage)는 받지 않고, 발렛파킹비는 다른 데보다 1천 원을 할인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음식에 대한 서비스 못지않게 세심하게 공을 들인 내부 인테리어도 돋보입니다. 테이블과 의자, 화장실 세면대, 장식을 위한 소품은 모두 김진희 공동대표가 섬세한 안목으로 고른 것입니다. 화분도 자갈을 깔고 생화로 장식했습니다. 가게는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요. 인테리어에 들인 정성이 쌓여 계속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된 것 같습니다. 매번 꼼꼼히 신경 쓰느라 발품을 팔아야 할 때가 많지만 “손님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니 만족한다.”고 합니다. 맛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젊은 층과 연예인들도 많이 찾아옵니다.

나눔은 나와 아이들을 위한 공부

김진희 공동대표는 친분이 있던 션·정혜영 부부를 통해 푸르메재단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수 션 씨가 어느 날 6가지 희귀난치병과 불치병을 가진 은총이를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바쁘게 생활하느라 기부에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잊고 지내다가 이번엔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면서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기 위한 모금함을 비치하게 된 것입니다.

막상 모금을 시작했지만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손님의 대다수가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지갑을 열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카운터에 있는 나눔모금함에 지폐와 동전이 가득하던데 어떻게 된 것일까? 99%가 김 대표가 넣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동전 하나라도 더 넣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눔모금함은 어린 세 자녀에게 나눔을 몸소 경험하게 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됩니다. 평소에 일부러 잔돈을 만들어 두면 아이들이 저금통에 채운 뒤에 나눔모금함에 차곡차곡 옮깁니다. 아이들은 자기 손으로 기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기부를 실천하는 유대인의 ‘쩨다카’ 정신처럼, 돈은 나누는 것이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일이 중요해요. 그런 아이들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거든요. 나눔모금함은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됩니다. 내가 직접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아이들에게도 의미있는 기억을 남겨줄 수 있고요.”

인터뷰가 끝날 무렵 멀리서 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인기 메뉴인 도토리묵 무침과 곤드레밥, 김치찌개 정식을 대접받았습니다. 정갈하고도 푸짐한 한상차림이었습니다.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가격의 거품을 뺀 실용적인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업을 계속 하는 것이 남편의 꿈”이라는 말이 와닿는 순간. 김진희 공동대표는 “아직 1년밖에 안 됐지만 손님들이 좋아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맛있게 만들겠다.”라며 눈을 반짝입니다. THE 맛있는 밥집은 오늘도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집밥을 찾는 손님들을 손짓합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6-22 지하 1층 (도산대로75길 15)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문의 : 02-516-3352
SNS : instagram.com/pipi0831

기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