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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와 배려의 커피 한 잔

[착한가게를 가다] 더착한커피 혜화점

 

“기부하시면 장애어린이를 위한 병원을 지을 수 있어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푸르메재단 직원이라고 착각할지 모릅니다. 주문 받으랴 음료 만드랴 계산하랴 바쁜 틈틈이 손님의 안부를 물으며 넌지시 나눔을 권유하는 분. 넉살 좋은 웃음이 맛과 가격, 분위기를 압도하는 더착한커피 혜화점 김미영 대표를 만났습니다.

커피에 책 읽는 풍경을 담다

더착한커피 혜화점은 2013년 문을 열었습니다. 무척 좋아하는 ‘커피’와 ‘기부’를 동시에 하고 싶어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한 일입니다. 시끌벅적한 대학로에서 살짝 비켜나 학교와 주택가로 둘러싸인 혜화동 끝자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초기에는 한적한 분위기에 손님이 없을까봐 마음을 졸였지만 이내 기우란 걸 알았습니다. 나홀로 왔다가 친구들을 데려오거나 가족 단위로 찾아오면서 직장인, 학부모, 대학생, 동네주민 등 손님 구성이 다양해졌습니다. 지금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벼 그런 걱정을 잊은 지 오래입니다.

나무탁자에 폭신한 의자, 곳곳에 걸린 사진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냅니다. 입소문을 타더니 방송사와 잡지사 촬영 장소로도 여러 번 협찬했습니다. 더착한커피 지점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벽면을 차지하는 높다란 서가. 지점마다 서가의 컨셉이 다른데 혜화점은 온통 책으로 채워 북카페 같습니다. 진열된 책들은 일일이 읽고 합격받은 좋은 책들만 꽂았습니다. 유독 어린이 책들이 많아서 엄마랑 아이가 즐겨찾는다고 합니다.

더착한커피 혜화점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환히 불을 밝힙니다. “오픈 때부터 주말에만 오는 분들이 있어요.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다고 해서 한산한 날에도 늘 열어두죠. 오히려 계속 찾아주니 고마운 분들이에요.”라고 말합니다. 사람 사이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김미영 대표는 고객과 쌓은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의리파입니다.

“잠시 뒤돌아 봐주세요” 수시로 나눔을 권하다

혜화점에는 푸르메재단의 나눔모금함이 두 개나 있습니다. 하나는 카운터 뒤에 또 하나는 서가 가운데에 당당히 놓여있습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보는 사람마다 신기해하면서 좋아한답니다. 김미영 대표가 먼저 “이거 봐라~”하면서 시범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금새 엄마한테 잔돈을 얻어와 동전 넣기 삼매경에 푹 빠집니다. 음료를 기다리는 어른들에게는 넌지시 뒷편의 어린이재활병원 전단지를 봐달라고 요청합니다. 주로 아이 있는 젊은 엄마들이 관심을 보이는데 푸르메재단은 뭐하는 곳이고 병원을 진짜 만드는지 되묻곤 한답니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라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니 설명하기 좋아요.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면 돈이 아깝지 않은 것처럼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핵심을 가리킵니다.

모금함을 비치하면서 터득한 모금 노하우를 살짝 귀띔해주었습니다. “음료 가격이 기부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잔돈이 500원일 때보다 200~300원이 남으면 주머니를 가볍게 하려고 동전을 기부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중에서 더착한커피를 선택한 이유로 푸르메재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영업이 기부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먹고사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면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일상에서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착한커피 창업의 조건 중 하나는 ‘천원의 기적’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매월 본사에 내는 로얄티에 기부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처럼 소심한 사람들에게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알게 모르게 조금씩 나누는 방식이 잘 맞더라고요.”라고 김미영 대표는 수줍게 웃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다면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은 운영의 묘미로 발휘됩니다. 맛있는 음료를 제공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손님과 직원의 시간을 지키는 일입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시험 때면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쉬게 합니다. 매일같이 오픈과 마감은 김미영 대표가 책임집니다. 자칫 영업 시간을 넘기는 손님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의 귀가 시간이 늦어질 순 없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마감 한 시간 전에 와서 아르바이트생을 보낸 후 손님이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킵니다. 늦어져서 미안하다는 손님에게 괜찮다고 응수하는 것도 빼놓지 않습니다. 모든 손님이 편하고 기분좋게 머물다 가길 바라는 김미영 대표의 뚜렷한 소신을 엿봅니다.

김미영 대표는 생애 처음 뛰어든 서비스업을 몸소 배워나가면서 행동의 기준을 손님에게 맞춥니다. 지시와 설명에 익숙했던 과거와는 달리 손님의 입장이 되어보는 일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지인들은 변했다며 한 마디씩 한답니다. “도전하려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그 업종에 맞게 인식을 새로이 바꿔야해요. 그래야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어요.”라고 당당히 말합니다. 더착한커피로 제2의 인생을 맘껏 펼치고 있는 김미영 대표의 단골 손님이 되고 싶습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더착한커피 혜화점 가는 길

주소 : 서울 종로구 혜화로 50-1
영업시간 : 평일‧주말 오전 9시 ~ 밤 10시 (설, 추석 명절 휴무)
문의 : 02-923-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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