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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듬뿍 넣은 머리하러 가요

[착한가게를 가다] 모애랑헤어

 

미용실에 갈 때는 머리카락 올올이 묻어 있던 고단함까지 말끔히 씻겨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경기도 부천에 자리한 모애랑헤어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 줍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장식과 은은한 조명, 대리석 바닥이 고급 카페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른 아침 손님 맞을 준비를 하던 모애랑헤어의 글라라 박 원장을 만났습니다.

카페처럼 아늑하고 편안하게 고객을 배려하다

2010년에 개점한 모애랑헤어는 작년에 자리를 옮겨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 미용사를 두고 운영 전반을 관리해 왔던 글라라 박 원장은 가게 규모를 축소하면서 다시 가위를 잡았습니다. 새 고객을 확보하는 게 유리한 번화가에 비해 동네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려면 단골 고객을 잘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기 머리를 맡기는 곳인 만큼 신용도가 쌓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미용실을 선택하느냐는 고객의 몫이니 고객의 의사를 존중하죠.” 부담감을 버리니 동네뿐만 아니라 강남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합니다.

카페인 줄 알았다고 하니 한두 번 듣는 게 아닌 듯 웃습니다. “고객님들이 머리를 하는 시간만큼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노력해요. 비교적 조용한 장소를 물색해서 이 자리를 찾게 됐죠.”

미용실 문을 나서는 순간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아름답게 변신할 수 있도록 모든 고객을 꼼꼼하게 책임지려고 노력합니다. 염색이나 펌 시술가격에 이미 영양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추가되는 금액은 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고객들이 추가된 금액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또한 고가의 좋은 영양제를 듬뿍 넣습니다. 손상된 머리를 최대한 영양으로 보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일일이 얘기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결이 좋아진다는 고객을 보면 뿌듯하다고 합니다. 고객이 만족한 표정을 지을 때 가장 고맙고 기분이 좋습니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느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합니다. “동네에서 종이 줍는 할머니가 오신 적이 있어요. 매일 가게 앞에 폐지를 놔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으셨나 봐요. 머리를 다하고 당신이 생각하는 금액만큼만 내셨죠. 많이 부족했지만 고마움을 담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선을 주신 거여서 감사히 받았어요.”

나눔의 이유…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모애랑헤어에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를 모으는 모금함이 있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제작한 나눔모금함과 사뭇 다른 모양새입니다. 작년에 선물받은 분홍색 돼지저금통을 속이 투명한 아크릴 모금함으로 교체해 모애랑헤어만의 모금을 시작한 것입니다. 앞머리 시술비 3천 원 전액이 기부됩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지불한 시술비가 기부된다고 하니 기분좋게 모금함에 손을 뻗습니다.

글라라 박 원장이 나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외동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입니다. 젊었을 때는 내가 한다고 뭐가 바뀔까 싶어 기부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다 인공수정으로 늦게 낳은 아들이 커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렵고 아픈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부터는 필리핀 남자 아이를, 1년 반전부터는 필리핀 여자 아이를 후원합니다. 아들이 두 아이를 평생 동생으로 여겨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나눔 행렬에 동참하는 고객들이 생겨났습니다. 후원하는 아이한테 편지를 어떻게 썼는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푸르메재단이 뭐하는 곳인지 물어보면서 시술을 받지 않더라도 잔돈을 슬쩍 넣고 가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을 꼬박 모았더니 16만9천3백 원이 모였습니다.

글라라 박 원장에게 나눔은 일상입니다.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는 내 아이처럼 자랐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을 전하는 거죠. 아픈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금을 보냅니다.” 그래서 아이를 구하려고 불길에 뛰어들어 전신화상을 입은 이주노동자와 빈민가에 사는 아이의 사연을 접하면 발 벗고 나섭니다. “엄마들은 빨래며 설거지 다 할 수 있잖아요. 저에게는 미용 기술 하나가 더 있을 뿐이죠.”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문 여는 날 고대해

관심을 가진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글라라 박 원장은 텔레비전에서 해외 어린이재활병원 사례와 국내를 비교한 프로그램을 보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퍼즐을 맞추듯 분명해졌습니다. 장애어린이가가 처한 열악한 의료 환경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이들이 살려면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마포구 상암동 어린이재활병원을 시작으로 시마다 세워졌으면 좋겠어요. 전 국민이 만원 씩 기부해도 하루면 건립비가 모일 거예요. 작지만 큰일을 해내는 거죠.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 모두 함께하면 좋겠어요.”

글라라 박 원장의 올해 계획은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 그래야 어린이재활병원을 짓는 데 보탤 수 있고 후원 아동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생깁니다. “어린이재활병원 개관하는 것도 지켜봐야죠!” 지금처럼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는 글라라 박 원장. 나눔을 실천하는 모애랑헤어의 진심이 고객들의 마음에도 스며든다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모애랑헤어 가는 길

주소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237-4 1층
영업시간 : 오전 9:30 ~ 오후 8:00 (예약제 / 일요일 휴무)
문의 : 032-344-4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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