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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양념으로 밥하는 남자

[네버엔딩 인터뷰] 14. 종로장애인복지관 운영지원팀 안영수 조리사

 

푸르메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식당이다. 저렴한 가격에 정성껏 만든 식단을 만날 수 있으니 인근 주민들도 이용하면 안 되냐는 문의가 종종 온다. 직원들은 물론 이용자들까지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푸르메센터 식당.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바쁘게 움직이는 조리실이 늘 궁금했던 게 사실이다. 조리실의 주인공, 푸르메 식구들의 깐깐한 입맛을 100% 맞추고 있는 안영수 조리사를 만났다.

Q1. 조리하는 모습만 보다가 직접 뵙게 되니 더 반갑습니다. 안영수 조리사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푸르메센터 종로장애인복지관 운영지원팀에서 식당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안영수라고 합니다. 푸르메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과 직원 등 약 15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푸르메센터가 오픈하면서 일하게 되었으니 제가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2년 7월부터입니다. 전 직장은 서초구에 있는 한 복지관입니다. 3년을 일한 곳으로 작년 4월 결혼한 아내를 만난 곳이라서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주말에 아내와 극장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 본 영화는 ‘국제시장’인데 저희 부모님 세대가 겪었을 역경을 생각하니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자주 여행을 즐기려고 합니다.

Q2. 조리사라는 직업이 특별해 보이는데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요?  

A2. 사실 우연처럼 조리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실습으로 나간 현장에서 적성을 찾을 수 없었어요. 토목 쪽으로 대학에 합격했는데 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1년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내다가 군대를 다녀와서도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30년 넘게 도시락반찬전문점을 하시던 어머니가 일산화탄소중독으로 위독하셨고 요양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하루아침에 식당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식자재 구입부터 배달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고 요리하는 일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사업을 정리하고 직업 조리사로서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3. 어떻게 보면 우연이지만 필연처럼 직업을 찾게 되셨네요.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식당의 소개와 자랑을 부탁드립니다.  

A3. 하루 평균 150명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저를 포함해서 6명의 식구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우선 맛있는 식단을 짜고 식당을 운영하는 이은주 영양사님, 저를 도와 음식을 만드시는 김경미 선생님도 계시지만 제가 자랑하고 싶은 3명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공원표, 한솔뫼, 고정욱입니다. 요리를 돕는 것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설거지와 청소를 주로 이 청년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시면 인사와 함께 식판을 받아 주는 사람이 바로 이 친구들입니다.

저희 식당은 화학조미료를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손은 많이 가지만 집에서처럼 다시마, 멸치 등을 우려서 육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양념도 중요하지만 팀워크가 식당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종로장애인복지관 식당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아~ 또 빼먹을 수 없는 것이 위생과 안전입니다. 청결을 위해 식기를 매일 열탕 소독하고 있습니다.

Q4. 아무래도 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하루를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실 것 같습니다.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4. 집에서 6시쯤 나와서 7시 전에는 출근을 합니다. 8시쯤 출근을 해도 되지만 요리라는 것이 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 직장에서 배웠습니다. 여유를 가질 수 있고 그 만큼 꼼꼼하게 식자재 검수부터 세척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8시에서 9시까지 업무별로 출근 시간이 다릅니다. 9시가 넘으면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해서 11시 반 배식에 차질 없도록 해야 합니다.


▲ 점심시간에 직원들에게 배식을 하고 있는 안영수 조리사. (왼쪽 사진)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이 나오는 날은 정신없이 요리에 몰두해야 한다. 단호박 반찬을 만들고 있는 안영수 조리사.    

Q5. 백해림 팀장도 질문을 했듯이 신혼이신데 어떻게 재미있게 사시는지 궁금합니다.  

A5. 혼자 8년을 살다가 결혼해서 아내와 살아보니 좋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좋은 일은 두 배로 기쁘고 힘들거나 지칠 때는 기댈 수 있고 내 편이 있다는 사실이 항상 고맙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아내는 사회복지사로 전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재가복지사업을 하던 아내는 기초수급자분들을 대상으로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업을 했었는데 그러면서 업무적으로 친해졌습니다.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아서 버스를 종종 같이 타고 다니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6개월 만에 사귀자고 말했습니다. 연애를 5년간 했는데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를 존대하면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럽습니다. 사람에게는 3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제가 만난 첫 번째 기회는 아내를 만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아내와 산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Q6. 보통 요리사들은 집에 가면 요리를 안 한다고 하던데 안영수 조리사님도 그런지 궁금합니다.   

A6. 아내의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고 저는 4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대부분 평일 저녁은 제가 준비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제가 요리를 더 잘합니다. (하하하) 주말에는 아내가 맛있는 것을 해주기도 하고, 너나 할 것 없이 음식을 하는 것 같습니다.

Q7. 푸르메재단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A7. 푸르메에서 일하면서 장애어린이들의 어려움과 재활치료의 시급성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또한 션 씨를 통해서 병원의 필요성도 공감하게 되었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재단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느 조리사처럼 맛있게 드시고 잘 먹었다고 말씀해주시는 이용자분들의 말씀에서 보람을 찾습니다. 자연스럽게 잔반이 많은 날은 속이 상하곤 합니다. 보통 메뉴에 따라서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Q8. 식판을 반납하는 분들의 표정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겠네요. 혹시 맛있는 음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본인만의 비법이 있으신지요? 

A8.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정성껏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신 있는 요리는 ‘볶음요리’인데 그중에서도 제육볶음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비법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고요. 꾸준히 요리책을 사서 읽게 되고 새로운 조리법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Q9. 저도 제육볶음이 맛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잘하는 요리셨군요. 주제를 조금 바꿔서 안영수 조리사님의 꿈이 궁금합니다. 또한 올해 계획도 세우셨는지요?   

A9. 조리사가 되기 전에는 꿈이 없었는데 음식을 만들면서 적성을 찾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영양사를 목표로 공부 중에 있습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조금 힘들지만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을 계속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2015년에는 아이를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다이어트를 통해서 70kg대의 몸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내와 헬스클럽에 등록했는데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잘 진행 중입니다. (하하하)

Q10. 바쁜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인터뷰 주자로 생각하신 분이 있으시죠? 

A10. 푸르메센터 2층에 있는 종로아이존 한일웅 센터장님이 궁금합니다. 한일웅 센터장님은 항상 무슨 반찬이든지 남기지 않습니다. 생선이 나간 날에만 뼈만 남기시는 잔반 제로를 실천하는 분이십니다. 인상도 좋고 인사도 항상 먼저해주시고 밝은 기운이 느껴지는 센터장님이 궁금합니다. 작년 11월에 있었던 푸르메가족연수에서 같은 조였는데 형 같은 자상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일웅 센터장님,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주세요.

*글, 사진= 한광수 팀장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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