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의 긍정 마스코트

[푸르메인연] 푸르메재활센터에 다니는 이지은 양의 어머니, 박점숙 씨를 만나다


푸르메의 긍정 마스코트


 낯익은 얼굴의 모녀. 아이는 푸르메재단 나눔사업 홍보모델로 출연해 초승달 같은 눈웃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엄마는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할 호탕한 웃음으로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푸르메재활센터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치료 받는 것을 좋아하는 작고 예쁜 아이와 나중에 커서 베푸는 어른이 되길 바라는 엄마. 스치기만 해도 긍정의 에너지를 ‘만땅’ 충전시키는 이 모녀는 푸르메재활센터의 마스코트입니다.



안녕하세요. 푸르메인연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서대문구 홍은동에 살고 있는 이지은의 엄마 박점숙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좀 늦게 해서 마흔 살에 지은이를 낳았어요. 지은이는 5살인데요 위로 7살 오빠가 있어요. 1남 1녀를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예전에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 차라리 일하는 게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두 눈이 초승달 모양이 되도록 해맑게 웃는 지은이가 참 예뻐요. 지은이가 어떤 장애를 가졌고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은이는 다운증후군이에요. 임신 7개월 때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어요. 정밀검사를 하니 심장에 구멍이 3개나 있다는 거예요. 청천벽력이었죠. 그러다 임신 9개월쯤 되니까 아이가 너무 작대요. 자궁도 안 커지고 양수가 자꾸 줄어들어서 돌연사할 수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입원했고 제왕절개한 끝에 1.7kg로 낳았어요. 발이 접혀 있었는데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였나 봐요. 신랑은 애가 걸을 수나 있을까 싶었대요. 유전자 검사를 하니 다운증후군이라고 결과가 나왔어요. 처음에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로서...”라고 했을 때 안 믿겨져서 다운증후군이 맞냐고 다시 물으니 맞다고... 눈물이 났지만 곧바로 인정했어요. 그 후로 계속 치료받고 심장수술 받으면서 2개월 동안 병원에 있었어요.


얼핏 듣기로는 나눔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가수 션 씨를 통해 푸르메재활센터를 알게 되셨다고요. 그 특별한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가수 션 씨가 제가 다니는 교회의 집사님이세요. 션, 정혜영 씨 부부는 지은이가 얼마나 힘들게 태어났는지를 다 알죠. 션 씨가 푸르메재단 홍보대사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푸르메재활센터에 가보라고 권유하더라고요. “푸르메에 꼭 가세요.”라는 말을 수차례 하곤 했죠. 예전에는 여기가 어떤 곳인지는 전혀 몰랐어요. 그 당시에 복지관에 다니느라 다른 곳을 알아볼 겨를조차 없었거든요. 어느 날 그 말을 듣는데 이번에는 꼭 가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작년 2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행히도 개관한 지 얼마 안 됐을 때고 오전 시간대여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우니 정말 좋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집이랑 가까워서 다니기에는 편하시겠어요. 지은이가 푸르메재활센터에서 어떤 치료를 받고 있나요?


월, 수, 목요일마다 센터에 와요.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자세가 바르게 잡혔어요. 전에는 뒤뚱대면서 잘 걷지도 못하고 계단도 못 올라갔는데 이제는 잘 뛰어다니고 자기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작업치료도 받고 있어요. 언어치료는 지원 신청했다가 안 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연결이 돼서 올 2월부터 받고 있어요. 말도 잘 하게 되고 표현력도 늘면서 점점 달라지는 모습을 보니 기뻐요. 또 미술치료랑 음악치료도 받는데 엄청 좋아해요. 목요일에만 치료가 3개인데도 치료실로 신나게 찾아서 들어가요. 더 많은 수업을 받더라도 한다고 할 걸요?(웃음) 선생님들도 힘을 얻는대요. 지은이가 한 애교를 하거든요. 그러고 보니 센터에서 웬만한 건 다 해결하고 있네요.

지은이가 치료받는 시간을 즐거워하며 좋아하는 만큼 다양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서나 신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차이가 말도 못하게 커요.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르죠. 나날이 달라지는 아이를 보면서 ‘이런 면도 있었네?’하면서 놀라요. 말도 점점 늘고 다 알아듣는데 어제는 ‘나도 할래’라고 했다가 오늘은 ‘나도 할래요’라고 해요. 대소변도 다 가리고 밥도 알아서 먹고요. 치료사들이 주의를 주면 잘 듣고는 잘 따르죠. 또 지은이는 응용력이 뛰어나요. 혼자서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저랑 같이 읽은 책의 내용을 자기 방식대로 다양한 모션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푸르메재활센터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치료사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케어해 주시는 게 인상적이에요. 특히 고명숙 물리치료사는 아이들을 얼마나 예뻐하는지 몰라요. 옆에 부모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늘 사랑의 눈빛으로 봐 주세요. 심성도 착하시고 남을 배려하시고요. 또 조남균 작업치료사와 음악치료사, 미술치료사까지 여기서 만난 치료사들 모두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세요.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면서 치료사들은 푸르메재활센터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생각해요.



장애어린이에게 전문 재활치료와 자립을 위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어린이재활병원을 2016년에 개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더 많은 아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요. 없는 집 아이들에게 문턱이 낮은 병원이길 바랍니다. 병원이 없어서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장애어린이들의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푸르메재활센터가 기지가 되어서 각 도에 하나씩 생기면 좋겠어요. 지역의 장애아이들도 골고루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중요한 건 여기처럼 좋은 인적자원이 확보되는 것이겠죠. 푸르메재활센터와 여기서 일하는 치료사들이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처럼 훌륭한 성품과 아이들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치료사들을 양성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푸르메재활센터를 다니면서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는데요. 엄마들이 아이들을 치료에 맡기는 동안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거나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푸르메재단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은이에게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지은이가 배운 것들을 장애어린이들을 위해서 베풀기를 바래요. 미술이든 음악이든 어느 쪽으로든 습득한 것들을 다른 아이들에게 풀어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요. 언젠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면 해요.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준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건강하고 맑고 밝게요. 살아가면서 너무 상처받지 말고 좋은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강하고 담대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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