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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영업과 뒷문 기부

– 기업사회공헌에서 기업사회혁신으로 <프롤로그> –
형님 영업과 뒷문 기부

기획, 재무, 전략, 홍보, 총무, 구매, 전산, 공무, 대외협력 등 수많은 기업활동에 있어서 꽃은 아무래도 영업일 것입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치열한 시장환경에서는 영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마련입니다. 모든 회사의 경영은 영업에 가치를 조준하고 잘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관리하는 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영업이라는 것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활동입니다.

사진(사진출처:네이버)

한국사회에서 기업영업 활동 중 ‘형님 영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로 규정지어 지는 기업 거래에 있어서, 갑의 의사결정자를 “형님”이라 부를 수 있는 관계형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형님”이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식적인 정보 외에 비공식적인 의사 결정의 주요 정보를 나누는 관계라는 의미도 있고, 절대적인 제안 가치보다는 관계중심의 이해관계에서 비즈니스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정량적인 손실의 계산보다는 선의와 의리에 관계한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기 십상이고, 이성적인 이해와 분석 보다는 감성적인 공감과 동조로 계약이 되곤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모두 안 좋은 일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자칫 공정한 거래 경쟁과 보다 발전적인 혁신을 저어하는 역기능이 부각되기 마련입니다.

기업사회혁신의 발목을 잡는 ‘뒷문 기부’ 문화

기업사회공헌 활동에서도 ‘형님 영업’과 유사한 형태의 관계 형성을 많이 보게 됩니다. 기업의 사회적 혁신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산업, 시장의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한 산업에서의 기업사회공헌은 그저 ‘선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자선적 기부’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기업 이윤의 아주 적은 부분을 그저 ‘좋은 일을 하는’ 일에 사용하여 ‘좋은 기업’의 이미지로 소비자와 시민들에게 남도록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비영리기관이나 사회복지 현장 기관들은 그저 ‘선심’을 자신의 단체에 베풀어 주기를 기대하고 바라고 요청하고 애원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사회혁신적 활동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현장 단체들은 모두 이른바 ‘뒷문 기부’에 큰 기대를 걸게 됩니다.

‘뒷문 기부’라는 것은 정식적인 제안과 검토와 실행으로 이루어지는 기업사회공헌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는 배분활동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비영리단체나 복지현장의 책임자나 실무자가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한 기업에게서 그저 ‘착한 기부’를 이끌어 내는 말을 일컫기도 합니다. 때로는 현장의 책임자나 담당자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거꾸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홍보대사 등으로 영입하여, ‘이미지’에 집중된 관심을 배분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바로 ‘뒷문 기부’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업사회공헌 활동은 금융 이자소득으로 몇몇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장학재단 형태의 운영이나, 아예 학교법인을 만들어 소위 ‘자판기 장사’라고 일컫는 학원사업을 경영하거나, 이와 같은 ‘자선 기부’를 통하여 기업이미지 제고에 중점을 두는 일로 수렴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책임을 ‘착한 일 하기’로 공헌하는 일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뒷문 기부’에는 분명한 한계와 쉽게 치유할 수 없는 부작용을 생산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은 더 이상 기업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은 전략이 아닙니다. 전략이 부재된 기업의 활동은 지속가능하기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그저 ‘좋은 일을 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좋고 선한 의지는 그저 ‘착한 일’로 남을 뿐,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기업 본연의 임무인 이윤의 창출활동으로 이어지기 어렵게 됩니다.

자선은 이제 흔한 상품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현상이나 문제는 더 이상 정치나 복지의 영역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의 영역은 이미 비즈니스 이슈가 되었습니다. 기업은 정부보다 거대하고 소비자는 시민보다 거세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혁신과제는 이제 공공의 몫에서 잘 훈련된 민간 기업의 영역으로 이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과정에서 자선은 더 이상 특별한 전략이나 홍보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사회문제의 해결은 비즈니스 리더에게 더 이상 ‘선택’의 사항이 아닙니다. 시장은 포화되었고, 경쟁자는 우후 죽순처럼 늘어만 갑니다. 세상의 재화는 한정된 것처럼 느껴지고, 신기술은 이제 독점의 사항이 아닌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비즈니스 리더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이 모두가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불평등, 사회적 소외와 관련된 이야기라고 연관 지을 수 있다면, 비즈니스 리더의 고민은 사회문제 해결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기업에게 ‘사회적 자본시장’은 새로운 시장이다

“IBM은 공립학교 보다 학생들을 더 잘 교육시킬 수 있을까?”
“GE는 ‘교토의정서’보다 지구온난화 현상을 더 줄일 수도 있을까?”
“스타벅스는 르완다의 경제를 미국 국제개발처보다 더 잘 안정시킬 수 있을까?”

위 질문은 넌센스 퀴즈 같이 생뚱 맞게 느껴 집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발전적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의 사례를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넘어 서서 ‘사회혁신활동’의 단계로 나아 가야 합니다. ‘사회혁신’은 ‘사회’라는, 기업이 아직 개발하지 못한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사회 변화의 새로운 경제학을 써 내려 가게 됩니다.

앞으로 우리는 기업의 사회혁신활동이 어떻게 가능한지,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되어야 하는지, 그 사례와 솔루션은 무엇인지 살펴 보고자 합니다. 그 의미에 더해, 이러한 기업의 사회혁신활동의 파트너로서 비영리기관과 복지기관의 제안이 ‘뒷문 기부’에서 ‘앞문 거래’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도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기업의 직접적인 핵심 가치에 기준을 둔 ‘혁신 제안’으로 당당하게 기업의 능력과 재화를 나누어 쓰게 될 세상으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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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 모두가 “형님”, “아우”처럼 좋은 관계를 형성한다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친밀한 관계가 아닌 나만이 특별한 관계를 원하는 순간, 세상의 상식과 원칙은 깨져 버리고, 그 판마저 위축되고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세상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서로 원하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 바로 ‘좋은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기업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익창출을 극대화 하고, 사회는 새로운 시장을 기업에게 제공함으로써 부족한 재화와 역량을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좋은 일을 하는 것은 그저 ‘나쁘지 않다’는 것만 증명하게 됩니다. 선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선 ‘바꾸고 변화시키는 노력’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에게 절실한 때입니다.
*글=박철웅 모금사업팀장

사회공헌을 넘어선 사회혁신의 논의를 다음과 같은 의제로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기업사회혁신을 위한 격차 줄이기 – 용어, 기대, 역량의 관점에서
> 비즈니스 이슈로서 사회문제
> 기업사회혁신을 기업의 위한 서브마켓 공략 – 1. BOP Marketing
> 기업사회혁신을 위한 서브마켓 공략 – 2. Short-tail의 경제학
> 기업사회혁신을 위한 서브마켓 공략 – 3. 파괴적인 혁신활동
> 서브마켓으로서의 장애인재활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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