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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선물

[선업스님/ 『연』저자]

 

 

 

 

 

 

“저는 무슨 일만 하면 꼬입니다. 왜 그런가요?” “베푸세요” 너무 짧은 대답에 당황한 청년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가더니 목소리에 떨림도 담깁니다.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월급도 적고요. 거의 빈털터리 신세인데 무얼 준단 말씀입니까?” “막 퍼 줄 수 있는 선물을 다섯 가지나 가진 분이 짜게 구시네요.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네?”

“첫 번째 선물은 부드러운 눈빛과 환한 미소입니다. 호의를 담은 편안한 눈빛은 자아 존중감이 높을 때 표현되는데요. 그 눈빛으로 상대는 충분히 신뢰와 친근감을 갖습니다. 귀여운 반달눈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은 편안함을 주고요.”

“둘째는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 퍼 주기입니다. 팀원에게 사랑, 칭찬, 격려, 양보의 말을 건넸는지 한번 돌아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글귀 중에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미묘한 향이로다.’가 있는데 말에서 좋은 향기 나는 사람을 싫어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청년은 조금 찔리는지 헛기침을 합니다.

“셋째는 몸으로 베풀기입니다. 동료의 물건을 들어 주거나 땀 흘리는 팀원에게 음료수를 뽑아 주는 것입니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예의 바른 몸가짐을 통해 믿음을 줍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몸으로 하는 배려지요.”

“넷째는 바른 의도로 상대를 대하는 겁니다. 늘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면 진정성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사랑과 존중, 연민,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면 습관과 운명이 바뀝니다.”
“운명이 바뀐다고요?” 얼떨결에 본인이 원하는 바가 드러났습니다.

“상대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마음의 공간을 선물하는 것이 관계. 즉 운명을 바꾸는 다섯째 요소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고 헤아려 부정적인 감정을 녹여 주고 훼손된 욕구를 보듬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변의 모든 이가 다가와 쉬는 사랑방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청년은 관계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얻어 돌아갔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자리를 내주는 사람에게 꼬인 관계는 더 이상 발붙일 수 없습니다. 지치고 힘든 상대를 편안한 마음자리로 감싸는 사람은 다섯 가지 선물을 두루 퍼 주고 더불어 행복한 운명을 열어 갑니다.

* 이 글은 <좋은생각> 2011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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