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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씨 따라, 새해엔 나눔의 마라톤을

뉴욕마라톤에서 7시간을 넘겨 결승선을 통과한 ‘희망 바이러스’ 이지선 씨의 완주기를 읽고 감명을 받았다. 교통사고로 3도 화상을 입고 40여 차례의 대수술을 거치는 역경을 겪고도 굳세게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열심히 훈련한 비장애인도 뛰기 힘든 풀코스를 제대로 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애인재활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푸르메재단’을 위해 완주했다는 소식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이 씨는 어떤 미스코리아보다 멋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왕복 24km의 등굣길을 달렸던 필자는 평생 달리기와 함께했다. 요즘도 매일 10km를 달린다. 2003년에는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에 출전했다. 첫 풀코스 도전이었는데 반환점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끝까지 완주하자 ‘정말 대단하다’ ‘당신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주위 반응에 놀라웠다. 대회 조직위로부터 ‘오늘의 영웅상’을 받았다.

105리를 달리는 마라톤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묘한 마력을 가졌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기 때문일까. 그때부터 남을 위해 달렸다.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홀몸노인 등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 사는 사람이 노교수가 달리는 모습에 힘을 얻기를 바랐다. 2007년 호놀룰루에서는 68세로 최고령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호놀룰루 마라톤에도 다녀왔다. 약 4만 명이 개인의 건강과 가족에 대한 사랑, 불우한 이웃에 대한 사랑 등 저마다의 목표를 위해 달렸다. 너무 아름다웠다.

동아일보를 통해 이 씨 얘기를 접하고 나 혼자 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평소 다양한 모임에서 자선에 동참했지만 마라톤을 통한 기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남을 위해 뛰기로 결심했다. 여기저기 찾아 보니 ‘마라톤은 사랑입니다’라는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42.195km가 희망입니다’란 말도 있었다. 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부를 해서 불우한 사람들을 도왔다. 장애인은 물론이고 소년소녀가장, 해외입양 아동까지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왜 진작 이런 방법을 몰랐을까. 올해 3월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자선행사에도 동참한다. 나만이 아닌 주변 사람에게도 마라톤을 통한 사랑을 전하겠다. 달리면 건강하고 행복하다. 거기에 남까지 돕는다면 얼마나 기쁜가. 연말연시를 맞아 이런 큰 깨우침을 얻을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저마다 새로운 각오로 신년을 맞았을 것이다. 올해는 달리면서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면 어떨까.

배영일 북한대학원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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