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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물리치료사 김미정님의 행복한 나눔 이야기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어떤 글을 써볼까, 곰곰이 생각하다 결국 물리치료사로 살고 있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자고 마음먹고는 두근두근
설레기도 하고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도 그렇네요. ^^


그러던 중 영어 모임에서 자신의 미래를 굉장히 뚜렷하게 그리며 목표를 향해 성실히, 열심히 나아가는 멋진 선배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 덕에 학교생활에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고 2학년이 되어 전공 공부를 하면서 ‘아! 내가 한 공부가 결코 헛되지는 않겠구나. 이 세상 누군가에게 힘과 사랑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면서 저는 공부도 정말 즐겁게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 여러 모임 활동 등 대학생활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2003년 3월, 스무 살의 저는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사실 대학 입학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러면서 마음에 상처 난 스무 살 소녀(?)는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대학을 와서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속에 뜨거운 열정과 꿈이 있어야 온 마음 다해 그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저였기에 단지 부모님의 권유로 오게 된 물리치료학과가 나에게 잘 맞을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미지수였고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2005년 겨울, 그 선배와 함께 푸르메재단 백경학 이사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푸르메재단의 이상과 비전은 물리치료학과 학생이던 저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렇게 푸르메재단과 인연이 닿아 아주 작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부라는 것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대학 입학 후로 거의 재정적으로 독립을 해서 아르바이트를 2~3개씩 늘 했었는데 성적장학금도 받아야 했기에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푸르메재단에 한 기부는 제가 어렵게 번 돈이었지만 ‘내가 번 돈으로 뜻있는 일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제게 굉장히 큰 힘이자 기쁨이었고 진정한 나눔은 내가 넉넉해서 넘쳐흐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저는 현재 2년째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뇌성마비 아이들이나 발달장애, 증후군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제가 아이들한테 ‘쪽쪽’ 뽀뽀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치료에 방해가 될 정도라며 농담 하시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어느 정도 경계의 벽이 있는 가운데 아이들과 어머니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와 어머니에게 전해져 그 벽이 허물어지고 셋이 하나가 되어 치료가 진행되고 아이가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에 어머니와 함께 웃고 울게 되는 시간들은 제게 기적과도 같습니다. 땅에 뿌려진 씨앗이 흙을 뚫고 나와 자라나 탐스러운 열매를 맺게 되는 그런 기적이요.

치료사로서 살아온 시간이 그리 길진 않지만 모든 것이 너무나도 생생합니다. 교통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가지게 된 아이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애를 태우다가 어느 날 어머니의 장난에 입을 씨익~ 벌리며 소리를 내서 웃던 그 순간의 감동, 걷지 못하던 아이가 균형을 잡기 위해 두 팔에 잔뜩 힘을 주고 혼자서 첫 발을 떼던 순간의 기쁨 등 아이들을 만나는 매 순간순간이 제 삶에 얼마나 큰 선물인지 모릅니다. 어렵고 힘들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아픔과 슬픔에 눈물짓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사랑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라지요. 정말 그렇습니다. 제가 눈빛으로, 목소리로, 손으로 나눈 작은 사랑이 둥근 지구를 돌고 돌아 큰 기쁨이 되어, 더 큰 사랑이 되어 제 품에 안깁니다. 나눌수록 작아지고 비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꽉꽉 차오릅니다. 앞으로도 제가 만나게 될 모든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 줄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들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그 가운데 나눔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의 사랑의 결정체, 푸르메병원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나눔으로써 더욱 풍족해 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푸르메재단 파이팅 !!

글 :  김미정님(신촌세브란스병원 물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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