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의 비밀


안녕하세요? 월요일마다 푸르메나눔치과에 봉사활동 하러 오는 차명옥이에요. 매주 치과에 오지만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데 이렇게 사연을 말하려니 좀 부끄럽네요.


저는 40대 중반이 되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어요. 아들이 대학 입시를 앞둔 때였지요. 절에 발원 기도하러 다니면서 제 자신과 약속을 하나 했어요. 아이가 학교를 가게 되면 남은 인생은 봉사하며 살겠다고요.


제 인생을 돌아보니 늘 받기만 하고 살아 왔더라구요. 어려선 부모님, 결혼해선 남편의 보살핌으로 평탄하게 살아왔지요. 이제 나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지와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봉사였어요.


친구들의 권유를 받아 찾아간 곳이 인천에 있는 해성보육원이었어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부모가 없는 6세 이하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옷 수선을 도왔는데 작은 일이지만 보람이 컸어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좋아서 지금까지 십년 넘게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지요.



 


 


 


 


2004년 4월부터는 '아름다운가게 부천투나점'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환경운동에 관심이 있었는데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는 점이 좋아서 시작했지요.


처음 1년 반 동안은 평일 낮 시간은 거의 매장에서 살다시피 했답니다.지금도 주 2회 8시간씩 활동하고 있는데 거창하지는 않지만 온갖 물건의 생명을 되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기억나는 사람요? 있어요. 지금은 그런 분들이 적지만 초기에는 정말 감동적인 기증품을 보내 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어떤 분은 결혼을 막 한 새댁이었는데 결혼하기 전에 사용하던 패물을 작은 상자에 예쁘게 담아서 보내 주셨지요. 18K 금반지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물건이 들어 있었고 각 물건마다 사연을 적어서 붙여 놓으셨더라구요. 참 정성스러운 기증품이라서 기억이 납니다.


푸르메나눔치과는 지난해 개원할 때부터 매주 한 번씩 나오고 있어요.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점장을 맡고 계시는 정귀옥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셨지요. 처음에는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힘들어 보였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분들도 많이 오시고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뻐요.


대학 입시를 앞둔 아들을 위해 기도를 하면서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지요. 그때 아들이 적성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 졸업 후에는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달라고 기도했어요. 아들을 위해 기도했지만 실은 제 꿈이기도 했어요.


수십 년 전, 학창시절 내내 가고 싶었던 공대에 합격을 했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아버지가 '여자가 무슨 대학!' 하시며 진학을 반대하셨어요. 아버지가 무서워 눈치만 보다가 결국 등록일을 놓쳤답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남편을 만나 아들 낳고 평탄하게 살아왔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파요.



그래서 제 아이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자는 마음을 늘 갖고 살았어요. 다행히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는데 그게 봉사였던 거죠. 푸르메나눔치과에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생각을 만나면서 저는 대학을 다닌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는 모든 사람들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렵고 못사는 사람들어 비하면 저는 행복한 사람에 속하잖아요. 기쁜 마음으로 정신과 육체가 허락하는 한 이 길을 계속 가고 싶어요.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물론! 푸르메나눔치과에 오시는 장애인 환자분들이 행복해지시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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