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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정과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환자중심’으로

[독일 장애인 시설을 둘러보다] 4편 회엔리트 재활병원 

 

‘우리는 질 높은 재활서비스로 환자의 손상된 기능을 회복시키고 가정과 사회로 다시금 복귀시키는 데 재활치료의 목적을 둔다.’


▲ 회엔리트 재활병원의 전경. 스탄베르크 호수가 인접해 있어 재활과 휴양 모두가 가능하다.

이러한 비전으로 1967년에 개원한 회엔리트 재활병원(Klinik Höhenried gGmbH). 뮌헨에서 남쪽으로 45Km 떨어진 곳에 알프스 산맥과 스탄베르크 호수와 인접해 있다. 현재 독일의 재활병원은 1,200개(인구 6만 명 당 평균 1개)로 이 중 연금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재활병원은 92개이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회엔리트 재활병원은 환자들이 제일 선호하는 병원이다.

▲ 회엔리트 재활병원 치료파트장인 티 손 다니엘 (T. Son Daniel)

한 폭의 수채화 같이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둔 병원을 바라보며 문득 환자들의 마음까지 재활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잠시 후 회엔리트 재활병원의 시설견학을 맡은 치료파트장인 다니엘 (T.Son Daniel)씨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입원 병동은 환자의 신체활동 가능 여부에 따라 나뉘는 2개 병동과 응급환자를 위한 1개 병동 그리고 치료시설과 부대시설 등 7개로 구성되어 있다. 병동의 중심에 위치한 1층 로비에는 환자, 가족, 방문객 등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안락하게 느껴졌다.


▲ 카페, 상점, 미용실, 마사지실, 휴게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된 병원 로비(출처 : www.hoehenried.de)

회엔리트 재활병원의 치료영역은 심장질환, 정형외과, 심인성질환 등 3가지로 이뤄져 있다. 특히 심장질환 치료는 독일 병원 중에서 제일 먼저 시작되어 그 수준이 매우 높다고 한다. 심장질환 환자를 기준으로 통상적인 입원기간은 3~6주 정도이며 하루 입원비는 120~200유로(1일 평균 약 22만 원)가 소요된다.


▲ 병동 가운데에 나무를 심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왼쪽),
치료실마다 다양한 색으로 칠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오른쪽).

연 평균 병상 운영율은 96%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나머지 4%는 응급환자를 위해 대기 병상으로 운영된다. 입원환자의 재활을 위해 물리, 작업, 미술, 심리, 수중운동, 수치료, 재활운동 등 다양한 접근의 치료들이 환자의 재활 계획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 환자의 접근이 용이한 동선으로 수중운동, 재활운동, 물리치료 등의 치료시설들이 배치되어 있다.

휴양지와 병원의 공존

시설을 둘러보며 단지 전문적인 치료시설 그리고 100여 명의 유능한 의료진과 치료사 덕분에 명성을 얻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모든 환경과 운영 방식에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철학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특히 병동 건물의 외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의 빛이 병실 안까지 따스하게 비추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유리 외벽이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돕는 또 하나의 치료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탁 트인 병원 로비(왼쪽),
따스한 빛을 가득 받아들여 환자들의 심리적인 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 치료시설(오른쪽).

“병실로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병실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공동의 공간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환자 중심 병원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처럼 환자를 위해 식사를 침대까지 가져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정과 사회로의 복귀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환자들에게 활동성을 부여하고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 환자들은 지정된 좌석에서 자신에게 맞춰진 식사를 별도로 제공받는다. 또한 자리까지 음식을 서비스해주는 인력을 따로 배치해 환자를 배려하고 있다.


▲ 환자별 식단표가 제공되고(왼쪽) 지정석으로 운영되고 있는 식사공간(오른쪽)

재활치료의 중심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훈련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가정과 사회로의 복귀를 지원하고 훈련하는 일상생활 훈련영역이었다. 실제 가정 환경과 동일하게 구성된 공간에서 반복 훈련을 통해 환자가 안정적으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훈련이 재활치료 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 일상생활 훈련이 가능한 공간에는 신체활동 중심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일상도구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47년의 역사 동안 변신을 거듭하며 살아있는 병원

▲ 회엔리트 재활병원장 로버트 주커(Robert Zucker)

시설을 견학하며 마주친 환자들의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회엔리트 재활병원을 책임지는 병원장 로버트 주커(Robert Zucker) 씨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고객이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재활치료의 핵심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유능한 의료진을 확보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기적인  고객 만족도 조사(26개 항목)를 실시해 환자 중심의 병원 운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문 재활서비스를 기반으로 환자 중심의 맞춤식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회엔리트 재활병원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병원은 1967년에 개원할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같은 모습으로 있지 않았습니다. 질  높은 전문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로버트 주커 씨의 마지막 말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우리나라의 2011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천적인 장애 발생율이 90.5%를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사고로 인한 장애 발생이 36.6%에 이른다. 또한 작년 한해 동안 산업재해자 수는 2만여 명에 달한다. 회엔리트 재활병원처럼 산업재해를 입은 환자를 중심으로 한 공공병원이 한국에는 전국적으로 10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단순히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대한 독일과 한국 간의 정량적인 비교를 배제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환자들이 다시 사회와 직장으로 복귀하는 비율을 가늠해 보면 낮은 편이다. 중도 장애인들이 사회로 돌아오도록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글, 사진 = 채춘호 팀장(종로장애인복지관 직업지원팀)

주       소 : Deutsche Rentenversicherung Bayern Süd Klinik Höhenried gGmbH 82347 Bern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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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www.hoehenried.de
이  메 일 : robert.zucker@hohenried.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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